박찬호가 7일 인천 클럽72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17번홀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KPGA 제공)
“만루홈런 두 방 맞았다.”
한국프로골프(KL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에 초청선수로 출전한 ‘코리안특급’ 박찬호(50)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는 “야구로 따지면 새미 소사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배리 본즈가 또 나온 느낌”이라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박찬호는 7일 인천 중구 클럽 72 컨트리클럽(파72·720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한 개와 보기 4개, 더블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한 개, 퀸튜플(+5) 보기 한 개 등을 묶어 15오버파 87타를 적어냈다.
박찬호가 7일 인천 클럽72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찬호는 “대회 경험이 있어도 가끔 나오다보니까 아무래도 긴장감이 다르다”면서 “갤러리(관중)들이 조용하게 있으면 내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쇼트 게임 연습을 중점적으로 해서 그 부분은 잘 됐는데 나이가 들고 힘이 빠지다보니 아무래도 티샷이 어렵다”면서 “야구선수를 할 때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는 게 어려웠는데, 골프에서도 첫 샷이 힘들다”며 웃었다.
특히 아쉬운 홀은 15번홀(파4)과 18번홀(파5)이었다. 그는 15번홀에선 한 홀에서만 5타를 잃는 ‘퀸튜플 보기’를 범했고, 18번홀에선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이 두 홀을 보기 정도로만 막았어도 목표로 했던 10오버파 미만 스코어를 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역시 골프는 겸손해야 좋은 스코어가 나온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프로 선수들의 높은 경지와 경기에 임하는 노하우(비결)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찬호가 7일 열린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7번홀 티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그는 “골프 대회에 나가서 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골프가 좋은 것을 어떡하나”라며 “프로테스트에 도전하고픈 마음도 굴뚝 같은데 미국에 있는 와이프가 빨리 오라고 한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최다’인 124승을 올린 대투수답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일 라운드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인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