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중국 1798개, 2위 독일 668개, 3위 미국 479개. 한국무역협회가 국가별로 세계 수출시장 1위에 올라있는 품목들을 분석해 지난해 발표한 결과다. 5204개 품목 중 35%를 차지한 중국이 1등이었다. 한국은 77개로 10위다. 개혁개방 후 수십 년간 명실상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이 미중 경제패권 전쟁, 내부의 부동산시장 문제 등으로 성장의 벽에 부딪혔다. 주요 2개국(G2)의 고래 싸움에 끼인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대신할 아시아’를 찾고 있다.
▷알타시아(Altasia)는 ‘대안’ ‘대체’란 뜻의 얼터너티브(alternative)와 아시아를 합성한 조어다. 올해 3월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미중의 지정학적 균열 후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대신해 생산기지로 삼을 만한 아시아 14개국을 선정해 이렇게 이름 붙였다. 경제 수준이 높은 한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구 대국인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아세안(ASEAN) 회원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가 포함됐다.
▷14개국에 흩어져 있는 기술 및 자본력, 값싼 노동력, 풍부한 자원이 합종연횡으로 시너지를 내면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재작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알타시아 14개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6340억 달러(약 847조 원)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 6140억 달러를 웃돈다. 이 중 다수는 아세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여하고 있어 역내 무역질서도 잡혀 있다. 미국의 애플 등은 이미 중국에 몰렸던 생산기지를 알타시아 국가로 나누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빠르게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연합(EU)이 대체 생산기지를 찾는 과정에서 나온 알타시아 개념은 다분히 서구 중심적이다. 그렇다 해도 알타시아 내의 긴밀한 협력은 희토류를 앞세운 중국의 자원 압박, 자국에 생산시설을 세우라는 미국의 요구에 한국이 대항할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에도 중국발 경제 위험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30여 년간 중국이란 하나의 바구니에 담아뒀던 계란을 알타시아로 나눠 옮길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박중현 논설위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