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건산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찰자격 제한 등에 활용 ‘시공평가’ 신인도 평가 비중 높이고 항목 늘려 중대재해법 위반-불법 신고 등 반영
내년부터 중대재해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하자 보수 등 시공 품질 문제가 생기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때 감점 폭이 커진다. GS건설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가 안전과 공사 품질에 대한 평가를 강화한 것이다. 건설 현장 사망 사고가 잦거나 부실 공사를 한 건설사는 순위(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떨어져 입찰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시공능력평가 제도 개선 방안이 담긴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달 11일부터 입법 예고한 뒤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시공능력평가란 건설사 발주자가 적정한 시공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사가 공사 실적, 경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로 매년 7월 말 발표된다. 발주자가 입찰 자격을 제한할 때 이 순위를 쓰고, 건설사의 신용평가·보증심사 때도 활용된다.
시공능력평가는 공사실적 평가액과 경영 평가액, 기술능력 평가액과 신인도 평가액 등 4개 요소를 모두 더해 금액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이번 개정안은 이 중 신인도 평가액 비중을 확대하고 경영 평가액 비중을 줄인 것이 핵심이다. 신인도 평가는 공사할 때 법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안전 사고는 없었는지, 품질은 우수한지 등을 평가한다. 평가가 좋으면 평가액이 늘어나지만, 감점을 받으면 평가액이 감액된다. 기존에 신인도 평가액은 공사실적 평가액의 최대 30%까지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최대 50%까지로 그 비중이 확대된다.
또 정부는 자본금 등이 반영되는 경영 평가액은 상하한 기준을 기존 공사실적액의 3배에서 2.5배로 낮췄다. 기존에 상위 기업이 경영 평가를 과도하게 높게 받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대재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해 보니 30위권 기업은 3, 4계단 정도 순위가 하락했다”며 “영업정지 8개월을 적용했을 때도 3, 4계단 정도 순위가 내려갔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