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회 ‘몽골 학교’ 명예교장 인연 교황 몽골 방문때 폐막행사 초청돼
임형주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3일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 미사 폐막행사에서 ‘아베 마리아’를 부르고 있다. 디지엔콤 제공
“특별 알현 때 교황님이 갑자기 ‘칸타레’(노래하다란 뜻의 이탈리아어)라며 노래를 요청하는데, 숨이 멎는 줄 알았어요.”
몽골 울란바토르 스텝 아레나 경기장에서 3일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 미사 폐막행사에서 노래를 부른 팝페라 테너 임형주(37)는 6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형주는 이 무대에서 ‘아베 마리아’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불렀다. 그는 이와 별도로 교황 특별 알현 때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교황의 몽골 방문에 한국 음악가가 초청됐다니 의외다.
―알현 때 노래하는 건 예정에 없던 것 아닌가.
“교황 집전 미사 다음 날(4일) 오전에 울란바토르 몽골주교관 ‘비숍의 집’에서 특별 알현했다. 먼저 내가 이태리어로 ‘뵙게 돼서 무한한 영광입니다’라고 인사를 드리며 내 노래가 담긴 성가 음반 ‘마지막 고해(The Last Confession)’를 전달했더니 내 소개를 들은 교황이 환하게 웃으시며 갑자기 ‘칸타레! 칸타레!’라고 하셨다.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신 거다. 그때가 오전 8시 반이 조금 지난 때였다. 목이 잠긴 상태라 당황스러웠는데, 한편으로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를 무반주로 불렀다.”
―특별 알현은 쉽지 않다고 들었다.
“몽골 장관과 각국 대사 등 주요 인사 가운데 가톨릭과 관계된 인물을 선별해 소수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안다. 그중에서도 나는 굉장히 앞쪽 순서였는데, 아마 한국 천주교가 몽골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교황이 잘 알고 있어서 우대해준 게 아닌가 싶다. 20년 넘게 몽골 선교활동을 하다 올해 5월 몽골에서 갑자기 돌아가신 김성현 신부라는 분이 있는데, 교황이 직접 이름을 언급하며 영원한 안식을 빈다고 말씀하실 정도다. 몽골에 대한 그의 사랑은 주님께서 더 잘 아실 거라며…. 그런 덕을 내가 받은 게 아닌가 싶다.”
―몽골에서 관광 홍보대사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고.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