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일상으로, 공간복지]〈4〉 경기 수원시 ‘고색뉴지엄’ 2005년 완공 후 사용 안 한 시설… 문화재생사업 선정돼 리모델링 배관-탱크 등 이색 공간은 살려 수원의 산업 발전사 전시하고… 재즈-연극 등 문화행사도 열어 일부는 시립어린이집으로 운영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고색뉴지엄 지하 1층 전시홀 모습. 과거 폐수처리시설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2017년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했지만 옛 약품 탱크 등은 그대로 남겼다. 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수원델타플렉스(옛 수원산업단지)에 가면 네모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한쪽 벽면이 큰 유리로 돼 얼핏 보면 카페 같고, 다시 보면 사무실 같기도 하다.
이 건물의 정식 명칭은 ‘고색뉴지엄’이다. 지역명인 ‘고색’과 새롭다는 의미의 ‘뉴’, 박물관을 뜻하는 ‘뮤지엄’을 조합해 이름을 지었다. 이 건물은 원래 2005년 지어진 공장 폐수 정화 시설이었다. 하지만 완공 후 본래 목적대로 한 번도 사용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됐다.
수원의 산업 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전기전자 및 정보기술(IT) 중심으로 급속하게 첨단화되면서 역할을 할 기회를 잃은 것이다.
● 폐수처리시설의 ‘부활’
10년 동안 방치됐던 이 시설은 2015년 부활의 기회를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당시 수원시는 흉물이던 폐수처리시설을 활용해 산업단지와 지역, 예술을 하나로 묶는 복합문화시설을 만들겠다고 신청했다.
수원시는 지원받은 국비에 자체 예산을 더해 문화재생사업을 진행했다. 진행 과정에선 기존 공간을 최대한 살려 역사성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폐수처리시설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배관과 기계장치, 약품 탱크 등의 시설을 그대로 보존했다.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도 살렸다. 그렇게 1년여의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11월, 폐수처리시설은 복합문화시설 ‘고색뉴지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고색뉴지엄 1, 2층에는 어린이집이 자리잡고 있다. 수원시 제공
입구 오른편에는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다. 계단 벽면을 유리창으로 마감해 햇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설계했다. 이 때문에 지하임에도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지하 전시실은 천장에 창을 만들어 자연채광이 가능하게 했다. 벽은 회색으로 칠해 일반적인 전시 공간과 다른 정취를 자아냈다. 기둥과 벽 등의 독특한 구조도 살렸다. 전시품을 즐기다 입구 왼편에 배치된 ‘폐수 종합처리기’를 보면 이곳이 예전에 폐수처리용 공간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 시민에게 열린 ‘복합전시공간’
전시실 내 콘크리트 벽을 배경으로 만든 미디어 작품. 수원시 제공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