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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학림 인터뷰 형 작품이냐’ 묻자, 김만배 ‘뭘 그런걸 묻냐’고 해”

입력 | 2023-09-08 03:00:00

검찰, 대장동 일당 진술 확보
“尹, 당시 수사무마할 위치 아니었다”… 풀려난 김만배, 인터뷰 내용 번복
신학림 인터뷰엔 “사적 대화였다”… 檢 “金, 사건 축소시키려 꼬리 내려”
1.6억에 산 신학림 책 사무실에 방치




검찰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전담 수사하는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고강도 수사에 착수했다.

7일 구속 기간 만료로 출소한 김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수사를 무마할 영향력이 없었다며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의 2021년 9월 15일 인터뷰 내용을 번복했다. 하지만 검찰은 허위 인터뷰 파장이 심각해지자 김 씨가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말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대선 직후 신 전 위원장과의 인터뷰가 대선용 공작이었냐는 대장동 일당의 질문에 김 씨가 “뭘 그런 걸 묻느냐”면서 부인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만배 “인터뷰 아닌 사적인 대화”


김 씨는 7일 0시 3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직후 취재진에게 “(신 전 위원장이) 사적인 대화를 녹음하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대선 국면을 바꾸기 위해 허위 인터뷰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했다. 해당 인터뷰가 지난해 대선 사흘 전 보도된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구치소에 있었다”며 부인했다. ‘윤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의 수사를 무마해 줬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당시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김 씨가 인터뷰가 아닌 ‘사적 대화’라고 주장하고 인터뷰 내용을 뒤집은 걸 두고 “사건을 축소시키기 위해 꼬리를 내린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검찰은 강백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검사 10여 명을 투입한 특별수사팀에 수사를 맡겨 허위 인터뷰의 배후까지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 김만배 “형 작품이냐” 질문에 부인 안 해


검찰은 김 씨가 대선 직후 ‘신학림 인터뷰’가 대선용 공작이었다는 걸 부인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김 씨가 대선 직후 대장동 일당 A 씨로부터 “신학림 인터뷰가 형 작품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김 씨가 “뭘 그런 걸 묻느냐, 인마”라며 부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김 씨가 2021년 3월경 “신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언론재단을 만들어 언론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얘기를 해왔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김 씨가 출소 직후 신 전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15∼20년 만에 처음 저한테 전화가 오고 찾아왔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되는 대목이다.

7일 신 전 위원장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조사한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전날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 사무실 압수수색에선 김 씨가 1억6500만 원에 샀다는 신 전 위원장의 자필 책 3권이 방치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 “커피, 직원이 타 줬다” 뉴스타파 보도선 누락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두고 김 씨 인터뷰를 보도한 뉴스타파는 이날 신 전 위원장과 김 씨의 인터뷰 녹취 파일 72분 분량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에는 신 전 위원장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당시 조 씨가 커피를 마셨다는 검사가 박모 검사인가, 윤 대통령인가”라는 취지로 묻자 김 씨가 “아니, (조 씨) 혼자. 거기서 직원들이 타 주니까”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신 전 위원장이 ‘누구 검사를 만났는데?’라고 묻자 김 씨는 “박○○ 검사를 만났는데”라고 답했다. 조 씨가 만난 검사가 윤 대통령이 아니라는 게 명확한 대목이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지난해 대선 사흘 전 커피를 타준 게 직원들이란 대목과, 윤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는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여야는 연일 허위 인터뷰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정·경·검·언 4자 유착에 의한 국민주권 찬탈 시도로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반역죄”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재명 대선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공세의) 근거로 삼았던 법정에 제출됐던 정영학 씨의 녹취록이다. 김 씨 인터뷰에는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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