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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회장 후보에 양종희… 은행장 안 거친 첫 내부 출신

입력 | 2023-09-09 01:40:00

KB손보 인수 주도한 재무-전략통
비은행-글로벌사업 부문 강화 전망
12일 이사회 추천… 11월 주총서 선임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의 차기 수장으로 양종희 현 부회장(62·사진)이 낙점됐다.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3명의 회장 후보를 2시간씩 심층면접한 뒤 양 부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양 후보는 지주, 은행, 계열사 등에 재직하며 은행, 비은행 전반에 대해 탁월한 전문성을 쌓았다”며 “디지털, 글로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등에 대한 식견과 통찰력도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양 내정자는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이 시장, 사회에서 존경받는 금융 산업의 스탠더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양 내정자가 9년 동안 KB금융을 이끌었던 윤종규 회장 후임으로 결정되면서 그룹 안팎에선 ‘이변’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후보자 중에서 KB국민은행장을 4년 동안 지낸 허인 부회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양 부회장이 은행과 비은행 경험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 경쟁자 대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KB금융의 비전과 중장기 전략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양 내정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부터 국민은행(주택은행)에서 일했다.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장(상무)과 경영관리담당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2015년에는 지주 전략 담당으로 근무하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다. 인수 작업에 그치지 않고 KB손해보험을 2016년부터 5년 동안 직접 이끌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업계 상위 회사와 맞먹는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양 내정자가 회장으로 정식 취임하면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62%인 은행의 기여도를 줄이고 수익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업 부문을 키우는 것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앞서 윤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전체 수익에서 글로벌 사업 비중을 40%까지 늘릴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KB금융은 12일 이사회를 거쳐 양 내정자를 차기 회장 후보로 공식 추천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선임 여부는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