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홍콩에 139년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최소 2명이 숨졌고 110여명이 부상으로 입원했다.
8일 AFP통신에 따르면 홍콩 천문대는 전날 밤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동안 158.1㎜의 비가 내렸다면서 이는 기록이 시작된 1884년 이후 최대치라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이날 24시간 동안 600㎜의 비가 홍콩 대부분 지역에 쏟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치 강우량의 4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홍콩철도(MTR)는 웡타이신역 근처에서 홍수가 발생해 쿤통선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고, 홍콩 버스운송업체인 KMB는 모든 버스 운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현지 상황을 담은 소셜미디어(SNS) 영상에는 가파른 언덕길이 물에 잠기고 사람들이 쇼핑몰과 지하철, 터널 속에서 허리춤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걸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두시 남부 해변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포함해 여러 도로가 물에 잠겼다. SNS에는 도로의 한 구간이 붕괴되면서 자동차 한 대가 움푹 패인 구멍 속에 빠져드는 영상도 올라왔다.
홍콩에서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잭이라는 주민은 AFP에 “정말 충격을 받았다”며 “홍수가 이렇게까지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홍콩의 접경 도시인 중국 광둥성 선전에도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선전 내 모든 학교와 일부 지하철역, 사무실이 문을 닫았다. 선전에는 12시간 동안 465.5㎜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1952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홍콩과 선전을 잇는 일부 여객과 화물 통관 작업도 홍수로 인해 중단됐다. 선전과의 경계 인근의 한 돼지 농장에서는 돼지 100여 마리가 물에 잠겨 익사했다.
홍콩에서 마카오로 가는 배편을 운영하는 선사들은 여객선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