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3국 연계 마약조직 적발…필로폰 18.7㎏ ‘62만명분’ 압수

입력 | 2023-09-10 09:20:00

74명 검거…중국·나이지리아 총책 적색수배
한국인 캄보디아 총책 체포해 송환 절차 중
헬스보충제 등 위장 시가 623억 상당 밀수
캄보디아·나이지리아·중국 현지 조직 연계
“수감 중 인맥 쌓아 범행 공모…엄벌 필요”




캄보디아, 중국, 나이지리아 등 3개국에 거점을 두고 국내로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려 한 마약 조직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를 받는 마약 판매자 36명, 매수·투약자 38명 등 총 74명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중 국내 판매자 13명은 구속됐다.

또한 경찰은 해외 마약 총책 3명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이중 캄보디아에서 활동한 총책인 한국인 송모(52)씨를 국가정보원 공조로 붙잡아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나머지 외국인 총책 중국 국적 A(42)씨, 나이지리아 국적 B(35)씨는 추적 중으로, 국정원과 각국 경찰의 공조로 현지에서 처벌 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해외 마약상들의 국내 유통책 중 현재까지 검거된 것은 총 22명으로, 캄보디아 측 6명, 중국 측 11명(조선족 9명 포함), 나이지리아 측 5명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검거 과정에서 무려 62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 18.7㎏(시가 623억원 상당)를 유통 직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에 차단했다.

이번 사건은 필로폰을 국내에 유통하기 위해 중국, 나이지리아, 캄보디아 등 3개국의 해외 마약상 조직이 연계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검거된 국내 유통책 김모씨는 캄보디아 총책 송씨의 지시를 받아 올해 3월24일 부산에서 나이지리아 조직이 헬스보충제로 위장해 밀반입한 필로폰 20㎏를 취득해 일부는 서울, 대구, 창원, 오산 등의 지역 상선에게, 중국 마약상 A씨의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송씨의 지시로 김씨는 같은 달 29일 대전에서 필로폰 1㎏를 비대면으로 받아 4월21일 나이지리아 마약상 B씨의 국내 유통책에게 전달했다.

국내에 밀반입한 마약은 텔레그램 등 온라인 메신저를 이용해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압수한 필로폰 18.7㎏ 중 17.2㎏는 나이지리아, 1.5㎏는 중국 마약상이 밀반입했다. 나머지 마약 1.3㎏의 행방은 추적 중이다.

경찰 수사는 올해 초 국가정보원이 ‘나이지리아 마약상이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한다’는 정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필로폰 거래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지난 4월 국내 유통책 김모씨를 검거했다. 이후 사건의 배후에 있던 3개국 총책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외 마약 총책 3명의 협력은 과거 필로폰 밀수 혐의로 4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송씨로부터 시작됐다.

송씨는 서울구치소와 청송교도소에서 복역 중 A씨와 인맥이 생겼고, 출소해 캄보디아로 나간 송씨는 현지에서 만난 또 다른 나이지리아인을 통해 이번 사건에서 20kg의 마약을 공급한 B씨를 알게 됐다.

국내 유통책으로는 과거 송씨로부터 마약을 구매했던 김씨가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검거자 중 73명을 검찰로 송치하고 송씨도 국내에 송환되는 대로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범죄 양형 기준이 개정이 안 돼 (죄질에 비해) 마약 사범이 가볍게 처벌받고 있다”며 “수감 기간 동안 다른 마약사범들과 인맥을 쌓고 출소해 또 범죄를 일으키는 게 이번 사건으로 확인된 만큼, 최초 잡혔을 때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