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11일째를 맞았다.
그는 전날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다섯 번째 검찰에 오전 10시 30분에 출석했다 11시간 만인 오후 9시 43분께 수원지검 청사를 나와 귀가한 터라 초췌한 모습이었다.
아침부터 당 소속 의원들이 속속 자리를 함께 했고,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건강이 더 안 좋아지자 당에서는 지지자들의 방문은 허락했지만 이대표와의 근접 대화를 막았고, 대화마저 짧게 해 주길 당부했다. 기력이 많이 떨어진 이대표도 가볍게 손을 들어 답례인사를 보냈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6개 교원단체 대표들과 만나는 공식 일정도 소화했다.
대표실 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교권 회복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여러 사회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교권이 추락하고 학교 현장이 교육의 장이 아니라 일종의 쟁투의 장으로 바뀌어 안타깝다”며 “이럴수록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아직 더위가 다 수그러들지 않은 오후.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농성장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관련 검찰 소환에 대해 “망신주기, 국면 전환에만 혈안이 된 수원지검의 소환 조사를 강력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건강도 챙겨야겠지만 폭주를 조금이라도 막아야 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힘드실 테니까 오래 앉아 있지 않겠다”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번 단식 사태를 맞아 여야 간 협치의 기미는 더 어려워 보인다.
1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했고 피의자신문조서에 서명도 거부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당일 건강상 이유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12일 추가 소환할 것을 밝혔다. ‘백현동 개발특혜 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부송금’ 의혹을 묶어 함께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11일째 단식 농성이 계속되면서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따라 상황이 불투명 해질 전망이다. 연말 정국도 미래도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진,글 =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