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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업계 최초 ‘커플드 파워인덕터’ 양산 본격화… 첨단車·AI 등 차세대 시장 공략 박차

입력 | 2023-09-10 21:46:00

2개 파워인덕터 하나의 칩으로
고성능 장치 사용 전류량 증가
전력손실 줄인 파워인덕터 수요↑
첨단 기기→車·AI 등 파워인덕터 수요 다변화
“2028년 글로벌 시장 규모 약 5조… 연 평균 9%↑”




삼성전기가 개발한 커플드 파워인덕터

삼성전기가 2개의 파워인덕터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한 ‘커플드(Coupled) 파워인덕터’ 양산을 본격화한다고 10일 밝혔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하이엔드 제품군으로 전력손실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기는 하이엔드 제품군 확대를 통해 다변화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파워인덕터는 ‘제2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로 불리는 부품이다. 전원 회로에 결합돼 배터리로부터 오는 전력(파워)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최근 전자기기 고성능화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자율주행시스템 등 첨단 기능을 갖춘 자동차 관련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2016크기(가로 2.0mm, 세로 1.6mm)와 2218크기(2.2mm, 1.8mm) 등 2종이다. 모두 낮은 저항값(전류 흐름을 방해하는 특성)을 가진 제품이다.

이번 제품은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중앙처리장치) 주변에 탑재돼 안정적인 전류를 CPU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C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사용하는 전류량이 많아 전력손실이 적은 파워인덕터가 요구된다. 파워인덕터는 내부에 감겨 있는 코일의 저항값에 의해 전력소모가 발생한다. 저항값이 높을수록 소모되는 전력도 많다. 기존에는 2개의 파워인덕터를 병렬로 연결해 저항값을 낮췄지만 부품 수 증가와 회로설계 자유도가 제한되는 단점이 있었다.

삼성전기의 경우 2개의 코일을 결합시킨 커플드 구조를 적용해 하나의 칩으로 낮은 저항값의 파워인덕터를 구현했다.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코일 간 절연 및 자기장 간섭 등 문제로 인해 파워인덕터 제품 중 기술 구현이 가장 어려운 제품이라고 한다. 삼성전기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기판 위에 얇은 코일형상을 전해도금 방식(표면에 얇은 막을 입히는 방식)으로 형성한 박막형 제품이다. 자성체(자석 성질을 지닌 물체)에 코일을 직접 감아 만드는 경쟁 제품보다 절연(전자기적 간섭이 적은 특성)과 저항값 등 전기적 특성에서 유리한 것이 특징이라고 삼성전기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커플드 파워인덕터

삼성전기는 기존 MLCC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재료기술을 바탕으로 전력 손실이 적은 자성체를 독자 개발했다. 반도체 기판 제조에 사용되는 감광공법(빛을 이용해 회로를 새기는 제조법)을 적용해 두 코일 간격까지 정밀하게 맞췄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파워인덕터 시장은 오는 2028년 약 36억5000만 달러(약 4조85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9% 수준이다. 이전에는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자율주행 등 첨단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파워인덕터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상황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시장 역시 성장이 예상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고성능 파워인덕터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의 고사양과 고성능화 요구가 지속되면서 파워인덕터가 반도체 성능 차별화를 위한 핵심 부품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세계 최고 수준 소재와 공법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파워인덕터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테크(Tech)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작년 12월 제2의 MLCC로 육성 중인 파워인덕터 담당 전자소자팀을 ‘전자소자사업팀’으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본격적으로 파워인덕터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