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수립 75돌 경축 대공연이 9일 오후 만수대의사당 앞에서 진행됐다. 김덕훈 내각총리(앞줄 왼쪽 두 번째)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비서 사이에 앉아 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번 정권 수립 기념일, 이른바 ‘9·9절’ 전후로 8~10일 열린 열병식 등 각종 행사에서 참석자로 호명됐다.
김 총리는 지난 8일 정권 수립 75돌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시작으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민방위 무력 열병식과 청년전위들의 횃불야회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김 총리는 이번 9·9절을 계기로 방북한 류궈중(劉國中)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도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났다.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오른쪽)가 정권수립일(9·9절) 7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북한 류궈중 부총리 등 중국 당정 대표단을 지난 8일 접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매체 보도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4회, 조용원 당 비서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각각 3회씩 9·9절 관련 행사 참석자로 호명된 것과 비교할 때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 중에서도 김 총리의 등장 횟수가 월등히 많다.
특히 김 총리는 중앙보고대회에서는 보고자로, 경축연회에서는 연설자로 나서는 등 주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이는 북한의 다른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정치 기념일 당시 그의 비교해봤을 때도 눈에 띌 정도로 활발한 것이다.
김 총리는 안석 간석지 침수 피해를 이유로 지난달 21일 김 총비서로부터 신랄한 질책을 들어 숙청 가능성까지 제기된 적이 있다. 그동안 김 총비서가 공개적으로 질책한 인사들의 경우 한동안 ‘실종’됐다가 ‘복귀’하곤 했다.
북한 매체들도 김 총리를 여전히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첫 번째로 호명하고 있다. 특히 그는 중앙보고대회 땐 김 총비서 옆자리에 앉는 등 현재까진 그 위상 면에서도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일각에선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을 이유로 김 총리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현재까지 북한 매체에 보도된 김 총리의 활동사항 등을 고려할 땐 김 총비서가 ‘경제 책임자’인 그를 재신임했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가 최근 완전 해제 수순을 밟고 있단 점에서 김 총비서가 중국·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사업 등을 위해 김 총리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을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김 총리는 이번 9·9절을 계기로 방북한 류 부총리와 따로 면담하기도 했다. 류 부총리는 경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