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서부 모로코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 사망자 수가 2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72시간 골든타임 마감까지 24시간이 채 남지 않았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종합하면 지난 8일 오후 11시11분께 마라케시 남서쪽으로 72km 떨어진 아틀라스산맥 산악 지역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한 이후 사망자 수가 212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수는 2421명이다.
일반적으로 자연 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보는데, 현재까지 경과된 시간은 49시간. 앞으로 골든타임 마감시간까지는 불과 23시간이 남았으나 피해 지역이 산악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구조 작업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생존자들은 당국의 구조를 기다리며 잔해 속에서 이웃들을 직접 구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수색 및 구조팀을 편성하고 식수와 식량, 텐트, 담요를 배포하는 등 긴급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금요일에 발생한 지진 이후 일요일까지 구조대가 도착하지 않자 생존자들은 맨손과 곡괭이로 구조물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아틀라스 산맥 인근 마을인 물레이 브라힘에서 만난 주민 후세인 아드나이에는 사람들이 여전히 잔해 속에 갇혀 있다면서 그들이 제때 구조되지 못해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아이들을 구조했고, 잔해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덮개와 입을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더딘 수색에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주민인 야신 누가르는 물과 식량 그리고 전력이 부족하다며 지금까지 정부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고 집 전체를 잃었다.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운이 좋게 구조된 피해자들이 마라케시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되지 못해 차나 오토바이에 실리기도 전에 숨지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진다.
지진 생존자들은 거리 위로 대피해 이틀째 밤을 지새우고 있다. 마라케시에 거주하는 파테마 사티르는 많은 사람들이 집이 붕괴할까 두려워하며 이틀 밤을 거리에서 잤다면서 “우리의 집은 벽에 금이갔고 가고 다른 집들은 파괴됐다. 우리는 모두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임시 대피소에서 담요를 접고 있던 노동자 모하메드 네자르는 “우리는 여전히 텐트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받은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지진 이후로 한 남성이 준 음식을 먹었는데, 그게 전부다. 이곳에서는 가게도 하나 열리지 않고 있고, 지붕이 무너질까봐 사람들이 두려워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모로코에 구호물품과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모로코는 스페인 이외에도 영국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3개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모로코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수색은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4개국으로부터 수색 및 구조팀 파견 지원에만 응했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해당 지진이 120여년 만에 모로코를 강타한 최고 규모라고 분석했고, 모로코 국립 지구물리학 연구소 소장은 이날 발생한 지진이 100년 만의 최악의 지진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