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에릭 페디. 뉴스1 DB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처럼 8연승 이상의 장기 연승도, KT 위즈처럼 2개월간 고공행진을 벌이지도 못했지만 NC 다이노스는 조용히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2위 KT에 0.5게임차까지 추격하며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선두 LG 트윈스와의 격차도 6게임차이기에 짐짓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볼 여지도 있다.
시즌 전 포수 양의지의 FA 이적, 시즌 중에는 토종 에이스 구창모의 부상 이탈까지 있었음에도 NC가 이같은 성적을 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페디는 이제 ‘트리플크라운’의 대기록도 노린다. 지난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등판해 8⅓이닝 1실점의 역투로 시즌 18승(6패)을 챙긴 페디는 현재 다승, 평균자책점(2.21), 탈삼진(169개) 등 투수 주요 3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있다.
일단 ‘2관왕’까지는 꽤 굳혀놨다. 18승을 거둔 다승 부문에선 2위 웨스 벤자민(KT·14승)과의 격차가 4승이나 된다. 일정상 최대 5차례 정도 등판이 가능하다고 보면 4승 차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
탈삼진 부문에선 169개로 2위와의 격차가 5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2위는 안우진(키움)으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 확정되면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사실 탈삼진 부문은 안우진이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시즌 아웃이 되면서 페디가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탈삼진 3위는 라울 알칸타라(두산·142개)로 페디와는 27개나 차이가 난다. 역시 남은 경기 등을 감안하면 역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한때 알칸타라에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이후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면서 다시 선두를 되찾았다. 페디가 2.21, 알칸타라가 2.29로 이 부문은 시즌 끝까지 경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NC 페디. 뉴스1 DB
41년의 KBO리그 역사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투수는 선동열, 류현진, 윤석민 등 3명 뿐이었다. 선동열은 1986년과 1989~1991년 등 4차례, 류현진은 데뷔 시즌이던 2006년, 윤석민은 2011년 대기록을 달성했다.
페디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4번째 투수에 도전한다. 윤석민 이후 무려 12년만이고, 외국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만일 2승을 추가해 20승까지 채운다면 희소성은 더 높아진다. 앞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던 3명의 투수 중 20승을 기록했던 이는 선동열(1986, 1989, 1990) 뿐이었다.
다만 선동열이 활약했던 시절엔 투수 보직의 구분이 체계화되지 않았다. 순수 선발투수로만 20승을 거두면서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하게 된다면 페디의 기록은 좀 더 가치가 높아질 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