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인빅터스 게임 2023’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 미국·영국·우크라이나 선수들과 연합팀을 이뤄 휠체어 럭비 종목에 출전한 신법기 선수(왼쪽)가 미국 선수와 논의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 ‘2023 독일 인빅터스 게임’ 휠체어 럭비 종목에 출전한 우리나라와 미국·영국·우크라이나 연합팀이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우리나라의 신법기 선수와 미국·영국(각 1명) 및 우크라이나(4명) 선수들로 구성된 다국적 연합팀은 대회 2일차인 10일(현지시간) 휠체어 럭비 예선전에서 이탈리아팀을 꺾고 8강전에 진출했다. 8강전은 11일 치러질 예정이다.
신 선수는 “어제 처음 만난 사람들이어 처음 손발을 맞췄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선수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통역사를 끼고 소통했는데도 룰을 빨리 이해했다. 그 친구가 득점을 아주 잘 해줘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많이 힘들어서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마음이 많이 쓰인 부분이 있다”며 “그분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열정과 마음의 힘을 얻고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합팀 일원으로 이날 경기를 뛴 우크라이나의 베니아민 본다르추크 선수도 “첫 경기를 이겨 행복하고, 스스로의 퍼포먼스에 대해 만족스럽다”며 “우크라이나를 대표해 출전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다르추크 선수는 이어 “한·미·영 3개국과 다국적 팀으로 출전해 만족스럽다”며 “미국 선수들은 굉장히 강력했고, 신 선수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우크라이나를 응원해줘 진심으로 고맙다”며 “아직 우크라이나는 많은 무기를 필요로 한다. 세계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이날 휠체어 럭비 경기장엔 올해 인빅터스 게임에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인빅터스 게임 창설자 해리 영국 왕자도 방문, 한·미·영·우크라이나 연합팀의 예선전 경기를 함께 관람했다.
보훈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해리 왕자, 그리고 올해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한 21개국 중 11개국의 보훈·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2029 인빅터스 게임’ 유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해리 영국 왕자 등이 대한민국과 미국·영국·우크라이나 선수들로 구성된 연합팀과 이탈리아팀의 ‘인빅터스 게임’ 휠체어 럭비 예선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
각국 장관들 또한 우리나라의 1988년 서울올림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개최 경험에 주목, ‘한국의 인빅터스 게임 유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작년 네덜란드 대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했으며, 만약 차기 대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아시아권 국가 중 처음이 된다.
인빅터스 재단 또한 “아시아권 국가에서 처음 인빅터스 게임이 열린다면 대회 저변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부는 인빅터스 게임 유치에 성공할 경우 22개 한국전쟁(6·25전쟁) 참전국의 상이군인 선수단을 모두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인빅터스 게임을 유치하면 국내 상이군경 재활·의료 시스템과 기반 시설, 그리고 첨단 로봇 보철구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뒤셀도르프·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