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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남겨두고…전주 빌라서 숨진 40대 여성, 사인 ‘동맥경화’ 추정

입력 | 2023-09-11 11:33:00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빌라 현관문 앞에 아동의 것으로 보이는 기저귀 상자가 놓여 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전주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의 사망 원인이 동맥경화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소견이 나왔다.

11일 전주완산경찰서는 “지난 주말 국과수로부터 A 씨(41)의 시신 부검 결과에 대한 소견을 전달받았다. 사인은 동맥경화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A 씨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으로 미뤄 혈관이 막힌 게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에서는 담석도 발견됐는데 이 때문에 생전에 극심한 통증이 있었을 것으로 국과수는 추정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A 씨 사망 원인을 내인사(內因死)로 결론 내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망 시기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빌라 우편함에 체납 고지서 등이 가득 들어 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A 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 55분경 전주시 완산구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119구급대는 ‘개가 심하게 짖는데 세입자와 연락이 안 된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를 발견했다. 집 내부에는 생활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숨진 A 씨 옆에는 3~4세로 추정되는 그의 아들 B 군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B 군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의식을 되찾았다. B 군은 A 씨 가족관계증명서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않았다. 경찰은 A 씨가 출생 신고를 안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 씨는 최근 수개월 동안 월세가 밀리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니었던 A 씨는 공과금 등을 체납해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포착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중순 A 씨 등의 이름이 포함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 명단을 전주시에 넘겼다.

전주시는 “지원 대상이니 연락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으나 A 씨로부터 연락이 없었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달 16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달 24일에는 주소지로 찾아갔지만 전입신고 당시 A 씨가 지번만 쓰고 호수를 기재하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