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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청 가능성 제기된 北 김덕훈, 다시 모습 드러내… 9.9절 행사 참석

입력 | 2023-09-11 17:50:00

북한 정권 수립 75돌 경축 대공연이 9일 오후 만수대의사당 앞에서 진행됐다. 김덕훈 내각총리(앞줄 왼쪽 두 번째)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비서 사이에 앉아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덕훈 내각 총리가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전후로 열린 8개의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몇 년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다”는 등 노골적으로 김 총리를 비난해 ‘숙청설’이 제기됐지만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김 총리는 지난달 21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공개 질책을 당한 이후에도 공식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전을 보내는 등 총리 직무를 수행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총리는 지난달 25일 태국 신임 총리에 축전을 보냈고, 같은달 30일 황해남도 은률광산 서해리분광산 준공식에 참석했다. 또 이달 6일 북한의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에도 김 위원장과 보란듯 함께 참석했다.

김 총리는 이달 8~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행사 전후로 총 8차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8일 중앙보고대회에선 직접 김 위원장에 보고하고 주석단 테라스에 앉아 민간무력 열병식 행사를 지켜봤다.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오른쪽)가 정권수립일(9·9절) 7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북한 류궈중 부총리 등 중국 당정 대표단을 지난 8일 접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앞서 지난달 김 위원장이 김 총리를 강하게 질책했을 때만 해도 식량난이 심각해져 민심이 악화되자 그 책임을 ‘실세 총리’에게 전가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후 김 총리가 건재를 과시하자 “이례적인 일”이란 평가와 함께 일각에선 “애초 김 위원장이 총리 경질까지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경제 실패 책임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1회성 질책을 한 것이란 의미다.

김 총리를 대신할 대체자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 경제를 총괄해온 김 총리는 김 위원장 체제에서 실세 중 실세다. 그런 만큼 현재 인력 풀에서 그를 대신한 사람을 당장 내세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