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이 대회 결승서 패배 안긴 메드베데프에 복수하고 ‘새 역사’ 마거릿 코트도 24승 거뒀지만 아마추어만 출전한 대회서 13승
막내딸과 기쁨 나누는 ‘테니스 황제’ 노바크 조코비치(왼쪽)가 11일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뒤 여섯 살 막내딸 타라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코비치는 “딸이 관중석 맨 앞줄에 앉아서 날 보며 웃고 주먹을 쥐어 보이기도 했다. 긴장될 때마다 딸의 얼굴을 보고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뉴욕=AP 뉴시스
‘조커’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세계랭킹 2위)가 프로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번의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11일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23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27·러시아·3위)에게 3-0(6-3, 7-6, 6-3) 완승을 거뒀다. 조코비치가 US오픈에서 우승한 건 2011, 2015, 2018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US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11일 이 대회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은 채 주먹을 높이 들어 올린 노바크 조코비치의 모습(가운데)을 포함해 조코비치가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24번의 순간을 한데 모은 게시물을 공식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사진 출처 US오픈 소셜미디어
메드베데프는 2년 전 US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3-0(6-4, 6-4, 6-4)으로 물리쳤던 선수다. 조코비치는 이 패배로 남자 프로 테니스 역사상 두 번째가 될 수 있었던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놓쳤다. 조코비치는 “2년 전 역사를 막은 상대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때의 결과와 기분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는 “조코비치에게 ‘아직까지 여기서 뭐 하는 거냐?’고 묻고 싶다. 대체 언제쯤 꺾일 생각인지 모르겠다”면서 “난 투어 우승이 통산 20번인데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우승만 24번이라니 대단하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픈 시대 US오픈에서 최고령(36세 4개월 1일) 우승 기록을 세운 조코비치는 내년이면 4대 메이저대회를 통틀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도 남길 수 있다.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켄 로즈월(호주·89)이 1972년 호주오픈 때 세운 37세 1개월 24일이다. 조코비치는 “새 역사를 향한 욕심은 여전히 나를 이끄는 동력이다. 몸 상태가 좋고 테니스를 잘할 수 있는데 왜 그만두겠나. 한계를 두지 않고 계속 갈 것”이라고 했다.
조코비치는 1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복귀했다. 조코비치가 내년 4월 8일까지 이 자리를 지키면 로저 페더러(42·스위스)를 넘어 역대 최고령(36세 10개월 16일) 세계랭킹 1위 기록도 쓸 수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