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관제센터와 곧장 연결 현장 영상 송출되며 위치 자동 파악 시민들 “휴대폰 음성 도움될 듯” 최근 흉악범죄 늘며 이용자 급증
7일 오후 서울 중구 묵정어린이공원에서 본보 취재진이 ‘안심이앱’을 켜고 긴급 신고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안심이앱은 서울 전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약 8만 대와 앱을 연계해 안전한 귀가를 돕는 서비스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긴급신고 접수로 경찰과 연결 중입니다.”
7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묵정어린이공원. 공원을 지나던 시민 몇몇이 고개를 돌릴 정도로 큰 남성 음성이 울려 퍼졌다. 기자가 서울시가 운영하는 ‘안심이앱’을 켜고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자 음성 경고 메시지가 나온 것이다.
이후 스마트폰 화면은 카메라 화면으로 자동 전환됐다. 기자는 해당 카메라로 약 5초 동안 현장을 비췄다. 그러자 곧바로 중구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 직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직원은 “안심이앱 호출로 현장 확인 중”이라며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물었다. 비상 상황에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며 컴컴한 공원이 더 이상 무섭지 않았다.
● 긴급신고 하면 “경찰 연결 중” 음성 나와
서울시 안심이앱은 서울 전역에 설치된 CCTV 약 8만 대와 앱을 연계해 안전한 귀가를 돕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위기상황에는 경찰이 즉각 현장에 출동한다.
기자는 이날 서울시 및 자치구 CCTV 관제센터와 사전 협의를 하고 안심이앱의 각종 기능을 테스트했다.
저녁 시간 주택가 골목길과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앱을 켜자 현재 위치가 지도에 표시됐다. 화면 우측의 ‘CCTV’ 버튼을 누르니 주변 CCTV 현황이 지도에 표시됐다.
기자가 CCTV로 다가가면서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자 휴대전화 플래시가 켜지며 ‘경찰과 연결 중’이란 음성이 나왔다. 같은 시간 중구 CCTV 관제센터에선 사이렌이 울리며 모니터에 신고 장소 CCTV 화면이 나왔다. 기자의 카메라로 자동 촬영된 현장 영상이 관제센터에 송출되면서 기자의 위치도 자동으로 파악됐다. 실제 위급 상황일 경우 인근 경찰이 즉시 출동하게 된다. 중구 직장인 A 씨(27)는 “최근 흉악 범죄가 이어지면서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면 불안했는데 휴대전화에서 ‘경찰 출동 중’이란 음성이 나오면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긴급신고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설정에 따라 휴대전화를 흔들거나 볼륨 버튼을 연속으로 누르는 등의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 대체경로 제공 ‘안전지도’ 추진
안심이앱은 2018년 10월 첫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는 22만4604건, 서비스 이용건수는 21만1481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자는 계속 늘다가 최근 흉악범죄가 이어지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안심이앱 기능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올 11월부터는 앱에서 서울 전역 2만3000여 곳에 설치된 방범비상벨 위치를 안내해준다. 올 12월부터는 안심이앱을 통해 긴급신고가 많이 발생한 위험지역을 안내하고, 대체경로를 제공하는 ‘안전지도’ 서비스도 시작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하며 시민들에게 더 안전한 귀갓길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