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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4세 천재 바둑소녀 “한국으로 이적”

입력 | 2023-09-12 03:00:00

10세때 프로데뷔, 사상 최연소 우승
여섯살때 한국에 유학 4년 활동
일본기원 “큰 무대 도전 적극 응원”
네티즌 “오타니의 MLB진출 비견”



현재 순천만국가정원팀 소속으로 활동 중인 일본 바둑계가 자랑하는 ‘천재 소녀’ 나카무라 스미레 3단. 한국기원 제공


일본에서 ‘천재 바둑 소녀’로 불리는 프로 기사 나카무라 스미레(仲邑菫·14) 3단이 한국 프로바둑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현대 바둑의 종주국으로 평가되는 일본에서 프로바둑 기사가 해외로 이적하는 건 처음이다.

나카무라 3단은 2019년 4월 일본기원이 ‘세계 제일 인재’ 자격을 부여해 일본 바둑 사상 최연소(10세)로 프로 기사가 됐다. 프로 데뷔 4년 만인 올해 2월 일본 여류기성 타이틀을 획득해 일본 프로바둑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나카무라 3단은 최근 한국기원에 객원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프로기사협회는 13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나카무라 3단의 활동 여부를 논의한다. 최종 승인 여부는 한국기원이 결정하지만 협회와 한국기원 모두 나카무라 3단의 한국 활동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스미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나카무라 3단은 3세 때 처음 바둑을 배웠고 6세 때인 2015년에 한국에 바둑 유학을 와 4년가량 한국에서 활동했다. 크라운해태배 어린이 명인전을 비롯한 수많은 국내 어린이 대회에 출전해 두각을 나타냈다. 나카무라 3단이 한국에서 알려지자 일본기원은 한국, 중국 바둑의 아성을 무너뜨릴 ‘비장의 카드’로 키우기 위해 최연소 기사로 입단시켰다.

예정대로라면 나카무라 3단은 내년 2월 일본 여류기성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 뒤 3월부터 일본 국내 기전 대신 한국 대회에 참여하게 된다. 나카무라 3단은 올 시즌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 순천만국가정원팀 소속 외국인 기사로도 뛰고 있다.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 일본기원 이사장은 나카무라 3단의 한국 진출에 대해 “더 높은 수준에서 기량을 높이고자 하는 건 당연하다. 도전을 적극 응원한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은 세계 최강인 신진서 9단, 최고 여류기사인 최정 9단 등 수많은 세계 챔피언을 배출한 바둑 강국”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포털 사이트의 기사에는 “축구 선수가 유럽 리그에 진출하는 격”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간 것에 비견된다”는 댓글이 달렸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