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차이나 리스크]
리튬, 국내 산업계엔 ‘아킬레스건’
추출 시간 ‘18개월→며칠’ 혁신 나서
희토류 뺀 모터로 수출 제한 대비
“자원 무기화 시대예요. 자원 수입 국가를 다변화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은 늘 불확실성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핵심 원료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은 희토류, 리튬, 니켈 등 자원을 반격 카드로 적극 사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는 한편 생산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 중국, 칠레 등에선 이미 20∼30개의 DLE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이미 DLE를 통해 리튬을 대량 생산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선 포스코 외에 일부 중소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국내 한 중소기업은 DLE 기술을 활용해 신안 앞바다의 리튬 염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 기술 확보는 곧 무기 하나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는 비단 리튬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일부 자국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국내 산업계 전체가 긴장 상태에 빠졌다. 2년 전 요소수 대란 이후 수입처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대중 의존도가 90%에 이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등을 시도했지만 환경성이나 품질 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수출 제한이 공식화되지 않았음에도 시장이 들썩이는 건 중국 의존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예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구동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구동 모터에는 희토류 영구 자석을 사용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8%를 가지고 있는 최대 매장량 국가다. 중국이 언제든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설 수 있기에 기술을 통해 리스크를 떨어뜨겠다는 것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