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호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인터뷰 탈북민은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주역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을 교육할 선생 대한민국 기업들 탈북민 한 명씩 키우자
조민호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탈북민은 소중한 통일의 자산이라는 신념으로 이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북하나재단 제공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북한 인권 중시로 바뀌면서 탈북민 정착 지원을 담당하는 국내 유일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3월 취임한 조민호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탈북민을 취약계층으로 바라보는 것은 단견적 시각”이라며 “탈북민은 북한의 변화를 추동할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자 통일을 견인할 전사”라고 강조했다.
“탈북민은 남북한을 직접 온몸으로 체험한 사람들이며, 이들이 한국에서 잘살게 되면 북한 간부와 주민에게 ‘한국은 저런 사회구나’를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과거엔 남북 대화나 교류 협력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끈다는 생각에만 치중돼 있어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탈북민의 역할에 대해선 간과했습니다. 탈북민은 통일 이후에도 북한 주민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학습시킬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생이 될 수 있습니다.”
조 이사장은 취임 이후 대한민국 기업들이 탈북민을 한 명씩 고용하자는 취지의 ‘일사일인(一社一人)’ 캠페인을 제안하고 성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탈북민을 고용하는 기업은 통일 준비에 동참하는 미래가 있는 기업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그는 여러 부처 및 공공기관 등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남북하나재단을 알리는 데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와 이북5도청,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등 이미 많은 곳과 MOU를 맺고 재단의 존재를 알리면서 탈북민 정착의 훌륭한 조력자들로 만들고 있습니다.”
탈북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스스로 어울리며 단합을 통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그의 중요한 관심사다.
현재 탈북민들은 한국 사회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는 것이 조 이사장의 진단이다.
“고용률, 경제활동 참가율, 실업률 등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좋아졌고, 한국 사회 평균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뛰어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재단이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최근 로스쿨에 진학한 탈북민 청년들은 장학금 가점을 주기로 했는데,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 북한 각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대한민국 사회가 적극 키워야 합니다.”
조 이사장은 1980년대 말부터 10년 넘게 남북 관계 현장을 누빈 1세대 북한전문기자 출신이다.
“북한 인권 문제와 탈북민 정착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것이 재단과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엔 특종을 위해 남북을 오가며 치열하게 살았지만 지금은 ‘탈북민을 위한 1호 영업사원’이란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