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영웅전’ 8월 투자결과 분석 32만 명 실전 투자 분석해보니 고수-일반, 거래한 종목 비슷… 평균수익률 격차는 40% 넘어 상위랭커, 회전율 높여 고수익… 수수료 낮아 잦은 거래에 유리
“주식 고수들은 내가 모르는 고급 정보를 쥐고 투자하는 게 아닐까?”
시장은 오른다는데 내 주식 계좌만 온통 파란색 마이너스가 뜰 때 초보 투자자들이 흔히 하게 되는 생각이다. 그 다음 단계로는 ‘외부 변수’를 탓한다. 자신은 내부 정보가 없어서, 오르는 종목을 제대로 귀띔받지 못해서 주식을 잘하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과연 그게 사실일까. 7일 기준 32만2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실전투자 대회인 키움증권 ‘키움영웅전’의 8월 투자 결과를 분석해 투자 고수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분석해 봤다.
● 고수나 하수나 ‘투자 종목은 비슷’
투자 고수들이 이른바 ‘고급 정보’로 주식을 사고판다고 가정하면 이들의 투자 종목이 일반 투자자들과 크게 달라야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나 낮은 투자자나 거래 종목은 비슷했다.
상위 랭커들이 8월에 많이 거래한 국내 종목 1∼5위(거래금액 기준)는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폴라리스오피스 △LS전선아시아 △원익피앤이 순이다. 전체 참가자들은 같은 기간 △포스코DX △폴라리스오피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원익피앤이 △셀바스AI 등을 많이 거래했다. 거래가 많은 5개 종목 가운데 4개가 겹친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투자 고수와 일반 참가자들이 거래하는 종목이 다르지 않았다”며 “거래가 활발하고 단기간 상승을 보이는 종목을 사들이는 이른바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주식 격언에 충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률은 41.7% vs ―1.9% 격차
키움증권이 분석한 상위 랭커의 비결은 주식을 자주 거래하는 ‘회전율’에 있었다. 키움증권 측은 “8월 한 달 동안 상위 랭커들은 평균 3337%의 회전율을 보였다”며 “흔히 거래가 잦아지면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세금으로 인해 자산이 줄어든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국내 주식은 거래 수수료율이 미미하고 증권거래세가 낮아져 잦은 거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랭커와 전체 참가자들은 거래하는 종목과 전체 종목 대비 수익실현 종목 비율이 비슷하지만 상위 랭커들은 ‘수익은 길게, 손실을 짧게’라는 투자 격언처럼 회전율을 높여 손실을 줄이고 수익을 늘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8월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포스코DX 수익률 1위 투자자의 매매 내역. 빨간색이 매수, 파란색이 매도 시점이다. 지속적인 매수 매도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 제공
● 고수 매매 ‘따라하기’도 공부
전문가들은 투자 고수들의 매매를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주식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키움증권 키움영웅전을 참가하면 다른 참가자들과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 비교를 할 수 있다. 또 참가자들의 보유 종목과 매매 내역을 열람할 수 있고, 팔로 기능을 활용하면 상위 랭커들의 매수·매도 내역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키움영웅전은 키움증권 모바일앱을 통해 참가할 수 있다. 매달 수익률이 가장 높은 우승자에게 50만∼500만 원을 지급하고 연말 왕중왕전인 ‘영웅결정전’에선 최대 1억 원의 상금을 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키움영웅전에 참여하면 자신의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며 “상위 랭커 매매에서 좋은 종목을 고르는 안목과 수익을 내는 매매 타이밍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