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울라 다문화강사·전문통역사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 얼마 전 귀화한 몽골 친구와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은 필자가 하는 주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옆에 있는 ‘한국인처럼 생긴’ 몽골 친구에게만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보았다. 커피를 마시러 갔다가 카페 직원이 “아아 한 잔, 테이크아웃요” 하는 내 유창한 한국말을 듣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이럴 땐 속으로 외치곤 한다. ‘저도 한국인인데요!’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에서 쭉 살 각오로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 귀화하려는 젊은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도 외국 우수 인재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여러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영주 및 귀화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인구절벽의 위기에 선 한국의 입장에서도 이런 젊은 외국인들의 영주와 귀화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들에 대해 ‘이방인’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다. 언젠가 이들이 대한민국을 떠날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여론 조사에서 재한 외국인 중 83% 이상이 여기에서 평생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는 재한 외국인들에 대한 이방인의 선입견을 버리고 이들에게 익숙해져야 할 때다.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한국 정부의 과제도 크다고 본다. 정부에서 재한 외국인들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는 한편 한국에 귀화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를 독려하고, 공익광고 등을 만들어 재한 외국인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귀화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피상적인 정책에 그칠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김새가 다른 이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일 수가 있고, 한국어가 조금 어눌한 이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일 수가 있다. 그런 생각이 널리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
아만울라 다문화강사·전문통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