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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푸틴, 오늘 보스토치니서 무기거래 회담”

입력 | 2023-09-12 22:59:00


러시아 연해주 텔레그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르면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기거래, 대북제재 완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로, 김 위원장은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핵심 장소인 이곳에서 관련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연해주 텔레그램

일본 교도통신은 12일 러시아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가 이 기지”라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회담 뒤 인근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이곳의 전투기 생산공장을 찾은 바 있다.

러시아 연해주 텔레그램

김 위원장은 방러 길에 러시아로부터 이전받기를 원하는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군부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해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제재 무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러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에 더해 대북 제재 무력화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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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