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나무재단 ‘학폭 실태-대책’ 회견 학폭 피해자 39% “자살 자해 충동”
학폭 피해자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졸업” 증언 12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2023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흰색 가면을 쓴 학교폭력 피해자가 “학폭 피해를 줄이려면 교권이 바로 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뉴스1
“오랜 시간 동안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선생님 덕분에 무사히 졸업하고 사회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김수연(가명) 씨는 12일 푸른나무재단이 개최한 ‘2023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줄곧 학교폭력에 노출됐다는 김 씨는 “상담 및 가해 학생과의 분리 조치를 해준 선생님 덕분에 살 수 있었다”며 “선생님들도 적극적인 보호를 받아야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학교폭력 피해를 줄이려면 교권 보호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적잖게 나왔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학부모의 지나친 민원, 외부 개입, 교권 침해 등이 발생하면 교사의 적법한 조치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교사 한 명에게 학교폭력 업무를 부담하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최선희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담임교사의 초기 대응을 도울 학교 안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필요시 전문가를 배치해 교사 혼자가 아닌 팀 단위로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이날 전국 초중고교생 72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로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38.8%였다. 박길성 재단 이사장은 “피해 학생 10명 중 4명이 자살이나 자해 충동을 겪고 있다”며 “학교폭력의 대안을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