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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극적인 것에 중독… 지루해 트위터 인수”

입력 | 2023-09-13 03:00:00

전기 집필한 아이작슨, FT 인터뷰
“어린시절 아버지 학대 받을때, ‘난 세상 구하는 영웅’ 되뇌며 견뎌
자신이 옳다는건 다 맞다 ‘악마’ 키워
게이츠, 테슬라 공매도… 사이 틀어져”




“머스크는 내면의 악마에 의해 움직인다.”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전기차 테슬라와 화성 탐사를 목표로 하는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은 지금의 머스크를 이룬 동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머스크는 아버지와 또래들에게서 학대와 폭력을 당할 때마다 ‘나는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라고 되뇌며 견뎌냈다고 한다. 그렇게 마음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 다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악마’를 기르며 머스크는 공감 능력을 잃은 대신 냉혈한 사업가가 됐다.

전기 ‘일론 머스크’(사진) 발간을 하루 앞둔 11일(현지 시간) 아이작슨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특징으로 모험심을 꼽았다. 머스크는 일이 잘 풀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극적인 것에 중독돼 있다는 것. 사업 초기 자금난에 시달리던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현재 위치에 도달하기까지 머스크의 끊임없는 도전이 있었다는 얘기다.

아이작슨은 “머스크는 아마도 지루함을 못 견뎌 트위터 인수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며 “공감 능력이 없는 그에게 트위터는 적합하지 않아서 나는 그것(인수)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10대 아들 네 명은 자신들은 쓰지 않는 트위터를 왜 인수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아들들에게 “다음 (미국) 대선을 뒤흔들기 위해 인수했다”고 말했다는 머스크는 아이작슨에게 “2024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다만 아이작슨은 “머스크는 트럼프 팬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트럼프를 깊이 경멸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인형처럼 재미없다”고 평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 전기가 전한 특종 중 하나로 크림반도에 주둔한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군이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머스크가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끄라고 지시한 것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상 제공했지만 이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핵 반격을 불러 핵전쟁으로 번질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전기에는 머스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빌 게이츠 사이가 틀어진 배경도 나온다. 지난해 3월 게이츠는 머스크에게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위해 기부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2021년 게이츠의 테슬라 주식 공매도 사례를 들며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전기차를 제작하는 테슬라에 투자하는 게 기후변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부하면서 게이츠를 ‘위선자’라고 지적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