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정상회담] 러 “전면적 방문” 공식만찬 할듯 접경지역 하산역서 金 환영행사… 블라디보스토크 안 가고 계속 북행 푸틴 “우주기지 방문 계획 있다”… 정상회담서 군사협력 과시 가능성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향해 출발한 직후인 11일(현지 시간)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대일 회담을 비롯한 북-러 대표단 간 회담, 이어지는 성대한 공식 만찬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얘기다.
● 전용열차, 연해주 넘어 북쪽으로 달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위로 이동하는 전용열차 모습은 일본 공영방송 NHK를 비롯한 일본 매체 카메라에 종종 포착됐다. NHK는 이날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초록색 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지 않고 연해주를 넘어 계속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도 “김 위원장의 장갑열차가 연해주 라즈돌나야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 열차는 이날 오전 북한-러시아 접경인 하산역(驛)에 도착했다. 하산역에서는 러시아 측의 김 위원장 환영 행사가 열렸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하산역에서 김 위원장 기차가 ‘완전히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철로를 지났다고 묘사했다.
전용열차가 달리는 TSR을 따라가면 극동 최대 도시 하바롭스크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나온다. 인테르팍스통신은 김 위원장 열차가 우수리스크에서 기관차 승무원을 교체한 뒤 TSR을 따라 아무르주가 있는 북서쪽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도 이날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 내가 그곳에 가면 당신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주기지서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소련 시절 우주대국 위상을 되찾으려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이전까지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빌려 썼는데 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무기 거래를 통한 북-러 군사 협력 확대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실제로 하바롭스크주를 방문하면 2001년과 2002년 아버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이어 북한 지도자로는 세 번째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 김정일도 두 번째 하바롭스크주 방문 당시 이 도시의 전투기 생산공장을 시찰했다.
한편 12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 1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김 위원장이 주로 이용한 항공기로 북-러 정상회담을 지원하는 북한 인력이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