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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부장관, 내주 방한…“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韓유예 논의”

입력 | 2023-09-13 10:53:00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이 주최한 한미통상협력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은 12일(현지시간) 한국 기업에 대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조치 연장과 관련해 “다음 주에 더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이 주최한 한미통상협력 포럼에서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에서 수출통제 유예 조치 연장에 대해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서울에서 그것에 대한 대화를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렇게 답변했다.

이와 관련,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이날 포럼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다음 주에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 연장이 한국 기업들이 요청해 온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방식으로 이뤄지느냐는 물음에 “지금은 그것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할 수 없지만, 다음 주에 더 많은 것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에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선 해당 규제를 1년간 유예해줬다.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이 주최한 한미통상협력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1년 유예 종료시한인 내달 11일이 다가오면서 한·미 양국은 유예 연장 및 방식을 두고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간 미국 정부는 유예 연장은 물론 한국 기업들이 요구해 온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방식을 통해 장기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VEU 제도는 상무부가 사전에 승인한 기업에 대해선 지정된 품목을 수출해도 된다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공장은 이미 VEU 명단에 들어 있어 장비 목록만 추가하면 된다. 이는 한국 기업이 기간 제한 없이 구체적인 장비 품목을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7나노 공정 반도체를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면서 미국 내에서 대중국 수출통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자칫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연장 결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한 것과 관련해 ‘수출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여전히 그 문제와 (휴대)전화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이어 “제가 말씀드릴 것은 우리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거나 공정하고 경쟁적인 방식으로 경쟁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더 이상 약화시키지 못하도록 한국 및 일본과 같은 파트너들과 협력해 수출통제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계속 적용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정말로 7나노 반도체를 개발한 것이냐’는 취지의 물음에 “우리는 아직 전화의 세부사항을 살펴보고 있고, 나중에 더 많은 정보를 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방한 기간 ‘수출통제’ 조정 및 시행과 관련한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다른 무엇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지속하기 위한 기술과 필수품을 획득하기 위해 수출통제를 회피하는 러시아의 능력을 계속 저지해야 한다”며 “이 문제는 양국 모두의 최우선순위이자 약속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약화시키고,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들이 자국민의 자유를 박탈하고 이웃국가를 위협하는 무기와 기술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계속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무부는 우리의 수출통제 노력에 대해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또 지난달 말에 있었던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소개하면서 “미국은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의 국가안보를 강화하고, 우리 기업들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대우를 보장하며, 미국 근로자들과 기업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규모 및 영향력 확대에 따라 중국의 비시장적 무역 및 투자 관행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은 중국의 활동에 맞서 미국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이 기술 경쟁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브스 부장관은 방한 기간 논의할 또 다른 주제로 ‘반도체’를 꼽은 뒤 지난해 통과한 반도체과학법을 거론, “그것은 한국과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미국 반도체 분야에 투자해 공동의 가치가 없는 국가에서의 생산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필요한 미국내 역량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큰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은 물론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와 기업들에게 이익이 될 안전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법에 따른 자금 지원 신청 현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압도적이고, 당초 예상을 초과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공정한 접근법에 전념”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신뢰할 수 있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김성열 주미대사관 상무관, 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 바버라 웨이슬 록크릭글로벌어드바이저 공동대표, 태미 오버비 ASG 선임자문위원 등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양국간 수출 및 투자 현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수소·반도체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육성 산업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진출 활발 전개 △핵심 공급망에 대한 양국간 협력 강화 등이 이뤄지는 평가가 이뤄졌다.

교역과 투자는 고용창출 및 번영에 있어 핵심요소로 양국간 협력 강화를 통해 자유로운 의견은 물론 기술, 인력 등의 교환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본부장은 “통상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한미간 상호호혜적 교역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포럼 이후에도 의견교류의 장을 지속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