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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위협·마약 양성’ 람보르기니 운전자 구속…“도망 염려”

입력 | 2023-09-13 22:28:00

주차 도중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홍모 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9.13. 뉴스1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1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특수협박,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등 혐의를 받는 홍모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45분경 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낸 홍 씨는 ‘마약 혐의 인정하나’ ‘롤스로이스 남과 어떤 관계인가’ ‘피부과 방문 이유는 뭔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홍 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 반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자신이 몰던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자 허리에 찬 흉기를 보여주며 상대방을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를 받는다. 당시 무면허 상태여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홍 씨는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하자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 40분경 강남구 신사동 음식점 앞에서 홍 씨를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홍 씨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에서 필로폰·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홍 씨는 주차 시비 전후 서울 강남의 병원 두 곳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수면 마취 시술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경찰은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 외에 필로폰과 엑스터시도 검출된 만큼 마취 후유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홍 씨가 지난달 롤스로이스를 타고 행인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지게 만든 신모 씨(28)와 조폭 선후배 관계란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홍 씨는 신 씨와 모르는 사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 씨와 신 씨의 인연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