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고점 대비 30% 떨어져
신용융자 20조, 연중 최고치 근접
2차전지 종목 ‘빚투’도 증가세
전문가 “테마주 하락세… 신중 접근”
“에코프로 주가가 90만 원대까지 떨어진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직장인 박모 씨(28)는 올 7월 150만 원까지 올랐던 에코프로 주가가 이달 들어 90만 원대까지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노리고 있다. 박 씨는 기존 주식 투자에 수천만 원이 물려 있어 ‘빚투(빚내서 투자)’밖에는 대안이 없는 상태. 그는 “2차전지는 반드시 오른다는 주변 얘기를 한번 믿어볼까 한다”고 했다.
최근 2차전지 주가 하락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관련 종목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등 일부 테마주들의 빚투도 증가세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4162억 원으로 연중 최고치(지난달 17일 20조5573억)에 근접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기존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17일 이후 줄다가 이달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연초(16조5311억 원)에 비해선 18.26% 증가했다.
2차전지 이외 일부 테마주에도 빚투가 몰리고 있다. 12일 로봇 테마주로 꼽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신용잔액은 7월 말보다 154억 원 늘었고,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파스넷도 같은 기간 신용잔액이 52억 원 증가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현재의 2차전지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싸진 데다 전기차 등 수요 확대 요인이 있어 주가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12일 NH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변경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가 28배로 고점에 비해 축소됐다. 연말 주가 반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 빚투를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차전지 등 테마주가 하락세로 접어든 시점에서 빚투는 예상치 못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