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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산업고고학박물관’ 건립 늦춘다

입력 | 2023-09-14 03:00:00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했지만
부지-예산 확보에 어려움 겪어
2029년까지 사업기간 연장하고
기존 대덕특구 건물 활용 검토



50주년을 맞이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을 맞아 추진한 ‘산업고고학박물관 건립’ 사업을 일부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약 사업이기도 한 이 사업이 예산과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기간 연장 등의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글로벌 과학도시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추진한 산업고고학박물관 건립 사업은 대덕특구의 역사적 성과를 기록 및 홍보하고 과학문화 복합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대전 대덕특구 일대는 정부출연연구원과 연구시설 등이 모여 있지만 전시·교육·체험 등 과학문화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이 사업에 나선 것이다.

당초 시는 대덕특구가 50주년을 맞은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해 2027년까지 조성을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세부 실행 계획을 보면 국비와 시비를 50억 원씩 투입해 총 사업비 100억 원 규모로 대전 유성구 신성동 일원에 대덕특구 연구개발(R&D) 자료 제공, 문헌 보존, 과학 체험 등이 융합된 과학테마 중심 문화시설의 형태로 박물관을 구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 마련’과 ‘부지 확보’가 발목을 잡으면서 계획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시는 대덕특구 50주년 기념사업과 연계해 국비를 확보할 전략이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전환 사업 운영 기준인 ‘공립박물관 조성 사업은 지방비 부담’이라는 방침에 따라 전액 시비로만 추진하도록 계획을 조정했다. 또 박물관 건립 후보지로 검토됐던 엑스포과학공원 내 조성 계획을 변경해 대덕특구 내 기존 건물을 활용한 공간 재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기간도 2029년까지 2년이 늘었다.

여기에다 실행 계획 전환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과제도 생겼다. 공립박물관 건립을 위해선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관문까지 넘어서야 한다.

시는 “적정 사업 기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했을 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물관 조성을 위한 기본 방침을 조속히 마무리한 뒤 이르면 내년까지 기본계획 타당성 용역 및 문체부 평가 통과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박물관 건립 사업이 크게 틀어지거나 어렵게 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처음 세웠던 계획을 보다 현실성 있고 세부적으로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부 변경이 필요해 재검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덕특구의 역사와 성과를 보존하고 도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박물관 건립 조성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