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공공 반려견 수영장’ 개장 뚝섬한강공원서 24일까지 무료운영 셀프 목욕장-드라이실 등 시설 조성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는 서울 첫 공공 반려견 수영장이 운영 중이다. 8일 반려견 수영장을 찾은 시민이 반려견들과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엄마 한번 봐요. 할 수 있어, 쿠키야!”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마련된 서울시 공공 반려견 수영장. 김은정 씨(48)는 반려견인 푸들 ‘쿠키’에게 이같이 외쳤다. 세 살인 쿠키는 김 씨에게 의존해 물속에서 개헤엄을 치는 법을 익혔다. 이곳에선 닥스훈트부터 몰티즈까지 15마리의 반려견이 견주들과 놀고 있었다.
김 씨는 “시내에선 물놀이 할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오늘 쿠키와 처음 물놀이를 해본다”며 “그동안 반려견과 물놀이를 하려면 수영장이 딸린 펜션에 가야 했다. 앞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물놀이 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 수심 0.8m 반려견 수영장
공공 반려견 수영장은 가로 15m, 세로 10m 크기로 조성됐다. 수심은 반려견의 체구를 고려해 0.8m 안팎으로 정했다. 수영장 주변에는 파라솔 10여 개가 놓여져 견주들이 물놀이를 하다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게 했다. 물놀이 후 반려견을 씻길 수 있는 셀프 목욕장, 드라이실 등 편의시설도 조성됐다. 반려견 전문 훈련사도 배치돼 현장 안전 관리와 반려견 간 충돌을 막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펫티켓(반려견 에티켓)이나 문제 행동 상담 등을 제공하며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되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수영장 옆에는 놀이기구와 인조잔디가 설치됐다. 배설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잔디밭 아래 방수천도 깔았다. 반려견 수영장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시가 이용객 1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2일 개장 후 하루 100명 넘는 시민이 반려견과 수영장을 찾고 있다. 반려견 닥스훈트 ‘핫도그’와 수영장을 방문한 김모 씨(57)는 “동해안 한 달 살기를 하면서 물놀이를 자주 했더니 그 후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하게 됐다”며 “이 정도 시설이면 폐장할 때까지 몇 번은 더 올 것 같다”고 했다.
● 몸 길이 따라 이용 요일 달라
반려견 수영장은 24일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몸 길이 40cm 이하인 중소형견은 월·수·금·일요일에, 40cm 이상인 대형견은 화·목·토요일에 각각 이용할 수 있다. 시는 이번 반려견 수영장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본격 운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시는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먼저 사회적 약자의 반려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16개 자치구 26곳에서 ‘우리동네 펫돌보미 펫 위탁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위탁소에선 반려동물의 산책과 목욕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시는 ‘우리동네 반려동물 지킴이’로 활동할 시내 초등학교 12학급, 250명을 25일까지 모집한다. 우리동네 반려동물 지킴이 학급으로 선정되면 전문 강사로부터 동물 학대의 위험성, 반려동물 돌봄 방법 등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