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사태’ 구조 소방대원들 두달 지나도록 실종자 2명 못찾자 100km 떨어진곳까지 범위 넓혀 드론-수중탐지기로 강-풀숲 수색
12일 경북 상주시 낙단보 인근에서 구조대원이 낙동강 수변 풀숲을 헤집으며 두 달 전 산사태 때 실종된 2명의 흔적을 찾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한 번은 실종자 가족 한 명이 수색 현장 인근에서 한참 멍하게 구조 작업을 지켜보더라고요.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땀을 닦는 척하면서 얼굴을 비볐어요.”
두 달째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휘 중인 이종만 경북소방본부 현장지휘팀장은 12일 오전 상주시 낙단보에 설치된 실종자 수색본부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대화하다 말을 잇지 못했다. 올 7월 경북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25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실종됐다. 남은 실종자는 7월 15일 예천군 벌방리마을에서 실종된 주민 김모 씨(69)와 윤모 씨(63·여)다.
수색팀은 중장비를 동원해 마을을 뒤덮은 흙을 파내고 탐침봉으로 땅을 찌르며 주변 지역을 샅샅이 뒤졌다. 같은 흙무더기를 4, 5차례나 파냈지만 흔적을 못 찾았다. 흙더미와 함께 흘러내려간 것으로 보고 인근 하천도 여러 차례 수색했다.
수중탐지기를 실은 보트에서 모니터를 통해 물속 상황을 살피는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기자가 찾은 날에도 하늘 위에선 드론이 계속 비행하며 부유물이 있는지 살폈다. 구조대원들은 땀을 흘리며 수변 풀숲을 뒤졌다. 한 구조대원은 “몇 주 전까지 폭염 때문에 힘들었는데 최근 날씨가 부쩍 선선해져 힘을 내고 있다”고 했다.
물 위에선 구조보트가 천천히 이동하며 수중탐지기를 통해 물속을 살피고 있었다. 물속으로 음파를 쏴 반사되는 음파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모니터에서 사람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포착되면 잠수부를 투입해 바닥을 뒤진다. 한 구조대원은 “사람과 비슷한 형상이라도 발견하고 싶은데 그런 경우가 드물어 안타깝다”고 했다. 구조당국은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실종자들이 물 위보다 물속에서 발견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당국은 수색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마네킹까지 동원했다. 마네킹을 강물 아래 가라앉히며 수중탐지기에 어떤 형태로 보이는지를 확인한 후 수색하는 방식이다.
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