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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지 2주 됐는데”…뉴질랜드 12세 자폐 소년, 골프대회 ‘우승’

입력 | 2023-09-14 10:56:00

오세아니아 최대 청소년 스포츠 대회서 1위
지도교사가 골프 연습장 빌려 단 2주 연습
다음 목표는 발달장애인 스페셜 올림픽 출전




뉴질랜드의 12세 자폐 소년이 골프를 배운 지 2주 만에 참가한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뉴질랜드의 작은 마을 타네투아에 사는 소년 베일리 테에파 타라우가 뉴질랜드 타우랑가 시에서 열린 제스프리에임스 대회에서 9홀 골프 종목의 챔피언이 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골프채를 처음 잡은 지 2주 만에 거둔 성과다.

2004년부터 매년 개최된 제스프리에임스 대회는 오세아니아 최대 규모의 청소년 스포츠 행사 중 하나다. 11살부터 13살까지의 학생만 참여할 수 있다.

대회 관계자인 제이미 트라우튼은 “베일리가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자신 있게 걸어갔다”며 “뛰어난 드라이버 실력에 힘입어 3라운드를 마치고 87점이라는 놀라운 스테이블포드 점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베일리에게 골프를 소개한 사람은 그를 수년간 지도했던 교사 훼투 위레무였다.

훼투는 베일리가 평소 골프채를 휘두르는 습관을 지닌 것을 보고 골프를 소개했다. 훼투는 지인들을 수소문해 골프 연습장을 빌렸고, 2주 동안 함께 운동했다.

훼투는 “자폐증을 앓는 베일리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며 “메달을 딴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베일리가 경기를 끝낸 후 많은 사람과 어울려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정말 가슴이 따뜻하다”고 말했다.

베일리의 아버지는 “아들은 골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실수해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다”며 “베일리는 지금 골프에 푹 빠져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베일리의 다음 목표는 발달장애인이 참가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인 스페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다. 뉴질랜드 건설회사 와이오타히 컨트랙터스가 골프용품 후원에 나섰다.

베일리는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다”며 “너무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