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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이어 화장품까지…‘K콘텐츠’ 열풍 탄 ‘K할랄’, 19억 무슬림 시장 두드린다

입력 | 2023-09-14 14:11:00


미하스(MIHAS) 박람회에서 운영 중인 한국 부스.

국내 기업들이 K콘텐츠 열풍을 타고 이슬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6년 전후로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 열풍이 동남아를 한바탕 휩쓸고 갔다면, 이제는 식품 뿐 아니라 화장품,미용 등 여러분야에서도 K할랄 제품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중국경제 위기속에서 국내 업체들이 출산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이슬람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슬림은 현재 전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무슬림 인구는 2015년 기준 18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24.1%를 차지한다. 이슬람권의 출산율은 2.9명으로 세계 평균 2.4명보다도 높고 증가율도 가장 빠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60년 무렵 무슬림 인구는 30억명, 전 세계 인구의 약 31%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할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국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상품이다.

미하스(MIHAS) 박람회 한국 부스에서 한 말레이시아인이 한국 음식을 맛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1년 말레이시아 자킴(JAKIM·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로부터 햇반, 김, 김치 등 30여종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은 후 할랄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으며 이외 오리온, 삼양식품, 대상, 농심 등도 할랄 인증을 받으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세계 할랄 박람회(MIHAS)에서 만난 한국 기업들은 ‘K콘텐츠 열풍’에 하나같이 입을 모으며 할랄 산업 활성화에 기대를 보였다.

10년 전 부터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는 이영석 레이디본 이사는 “한국 콘텐츠가 워낙 인기이다 보니, 이제는 일부러 우리말을 적어 한국 화장품임을 강조한다”며 “유럽이나 미국은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일이 다 끊기고 있는 상황인데, 이슬람 시장에서는 한국 제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진출했을 당시 전체 수출액에서 중동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로 저조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4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미하스(MIHAS) 박람회에 전시된 한국 제품들.

말레이시아에서 무역업을 하는 한국인 참가자는 “와 보면 알겠지만 10대~20대 중심으로 K열풍이 난리”라며 “말레이시아는 주로 활동하는 세대가 10대에서 30대인데, 이건 향후 소비층이 굉장히 두터워 진단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할랄을 인증해주는 기관이 있는데다, 중동이나 유럽으로 나가기 좋은 지리적 요건이 있다”며 “다만 한국이나 말레이시아나 서로 수출만 하려하고 수입은 안하려 하는데, 수입도 병행돼야 멀리 봤을 때 수출도 꾸준히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성 콜라겐 할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현민 로가 대표는 “할랄이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시장이고, 대체 불가능한 식품 시장으로 알고 있다”며 “가장 큰 할랄 시장인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중동 등 지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다.

우리 정부도 대외 정책 기조에 맞춰 동남아 지역으로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협력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노장서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원장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다보니 동남아로의 수출이 중시될 수 밖에 없다”며 “한국은 할랄 푸드 뿐 아니라 화장품의 수출도 증가 추세다”라고 말했다.

미하스(MIHAS) 박람회에서 김현민 로가 대표가 할랄 인증을 받은 식물성 콜라겐 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산 농림수산식품의 연도별 수출실적에 따르면 할랄 식품의 수출은 2018년 74억 316만 달러에서 2019년 76억 7296만 달러, 2020년 79억 7902만 달러로 증가했다.

화장품의 경우 한국할랄산업연구원의 분석 기준 이슬람국가 57개국(OIC 회원국 기준)에 대한 국산 화장품 수출은 2021년 3억 9294만 달러에서 13% 증가해 2022년 4억 4518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7년 전 할랄 떡볶이로 이슬람 시장에 뛰어든 조재곤 영풍 대표는 “과거에 비해 한국식품이 들어오는 양이 월등히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체 시장에서 한국 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까진 낮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원해준다는 얘기는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말인데, 그렇게 될 경우 국내기업 간의 싸움이 될 수 있다”며 “수요는 산술급수적으로 늘고 공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쿠알라룸푸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