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존귀한 붉은 색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자수와 함께 장식된 옛 공주들의 혼례복.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왕의 딸들이 혼례를 올리는 날 맨 바깥에 걸쳤던 옷이 ‘활옷’이다.
옛 기록엔 긴 홍색 옷이라 해서 홍장삼(紅長衫)이라고 불렸다.
디지털 이미지로 다시 태어난 복온공주의 활옷(1830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으로 현존하는 활옷 가운데 유일하게 옷의 주인을 알 수 있는 의상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전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조선 왕실 활옷 가운데서 가장 완성도와 보존 상태가 뛰어난 9점이 한자리에 함께 했다.
서울 경복궁 서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방탄소년단(BTS)의 RM(김남준)이 후원해 복원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라크마) 소장 활옷(위)이다.
2021년 그가 기부한 1억 원으로 1939년 한 고미술 수집가가 미술관에 기증한 이 활옷을 더욱 선명하게 살려냈다.
전시장은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중간중간 화려한 디지털 영상물이 감동을 더한다.
고궁박물관은 색 바랜 자수 문양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디지털 이미지로 공간을 꾸몄다.
등 쪽 상단엔 이성지합(二姓之合), 만복지원(萬福之源), 즉 남녀가 함께 만나는 것은 모든 복의 근원이라는 의미다.
전시장 한편엔 왕실 혼례 용품 110여 점도 옛 문헌들과 함께 했다.
고종 명성황후의 가례도감의궤
조선 왕실 여인들의 혼례문화를 이해하고 화려한 디지털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이 특별전은 무료로, 9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열린다.
글,사진 이훈구 기자 uf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