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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경호원들, 뒷받침 없는 김정은 의자에 기겁…목숨 걸고 점검”

입력 | 2023-09-14 16:27:00

러 매체, 정상회담 당시 北경호원·취재진 모습 전해
뒷부분 지지 없어 곤혹…의자 바꾼 뒤 꼼꼼히 소독
北기자들 자리싸움도 치열…"金, 의전차에 더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 디자인 때문에 북한 측 경호원들이 곤혹스러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전날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당시 일화를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 측 경호원들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회담장 의자였다고 한다. 경호원들은 김 위원장이 앉을 의자를 만져보고 이리저리 흔들어 보더니 곤란해하며 고개를 저었다.

해당 의자는 뒤를 지지할 견고한 다리가 없는 디자인이었다.

경호원들은 긴장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보고 서 봤으며, 다시 앉아봤다. 코메르산트는 “그들에게 이건 목숨이 달린 문제였다. 물론 (의자에 앉을) 김 위원장이 아닌 그들의 생사였다”라고 했다.

결국 이들은 회담에 배석할 다른 북한 측 인사의 의자로 맞바꿨다. 디자인은 같지만 내구성에서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런 뒤 경호원들은 흰 장갑을 끼고 몇 분에 걸쳐 쉴 새 없이 의자를 소독했다.

회담장에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모습도 전했다. 매체는 “‘피투성이 공주’로 알려진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도 있었다”며 “국방상과 외무상 등 뒤에 서 있었고, 때때로 지시를 내리는 듯 귓속말했다”고 묘사했다.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 도착하기 하루 전부터 경호원들은 긴장한 모습으로 의전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경호원 110명가량은 전날 밤 늦은 시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도착해 직원 기숙사동에서 묵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잘 다려진 순백색 셔츠와 정장을 입고 김 위원장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귀에는 헤드셋을 착용했다.

오후 1시께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우주기지 기차역에 도착한 뒤, 기차 3호칸에서 김 위원장 전용차 마이바흐가 천천히 하차했다.

코메르산트는 “(김 위원장 마이바흐는) 낡았지만 잘 유지된 상태였다”고 묘사했다. 전용 열차는 알려진 것과 달리 방탄으로 보이지 않았고, 평범한 기차 같았다고 했다.

몇몇 젊은 직원들은 손에 휴대용 기상 관측기를 들고 승강장을 뛰어다녔다. 풍향, 속도, 공기, 습도, 이슬점, 열지수까지 측정 가능한 기기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기지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 보였으며, 심지어 ‘회담에서 무기도 논의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도 했다.

김 위원장 도착 당시 취재진들의 열띤 자리싸움 상황도 전했다. 북한 기자들은 자리를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취재진 요구에 알아듣지 못하는 척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사이 좋게 하시라”고 개입하기까지 했다.

매체는 “나라면 북한 동료에게 기꺼이 자리를 양보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사실상 생사의 문제 아니냐”고 풍자하기도 했다.

우주기지에는 김 위원장이 시찰한 소유스-2·안가라 발사체 모습을 담은 모니터 두 대도 준비돼 있었다. 주변엔 한국어 설명 표지판도 붙어 있었으며, 김 위원장이 유심히 읽기도 했다.

다만 매체는 김 위원장이 로켓보다 푸틴 대통령 의전차 ‘아우르스’(Aurus)에 더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광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