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직접 찾아갈 계획은 아직 없어” 野내부선 “문재인 직접 말려야” 천막앞 50대女 흉기난동 경찰 부상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 15일째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하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처음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단식 15일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마땅한 단식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하는 중차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단식 쇼”라고 비난했던 김 대표가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 대표를 찾아갈 계획에 대해 “현재까지 없다. 다만 이후 상황 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악화된 이 대표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 누운 채로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동료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극단적 상황이 온다면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해야 단식을 중단할 명분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등판론은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며 “괜히 전 정권이 현 정권에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 문 전 대통령에게 불필요한 정치적 부담만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단식 농성장 인근에서 50대 여성이 흉기를 휘둘러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 2명이 다치는 사건도 발생했다. 국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오후 7시 반경 김모 씨(56)가 단식 농성장 앞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벌였다고 한다. 이에 국회 경비대가 김 씨를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김 씨가 흉기를 휘둘러 여경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