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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역 의존도, 미국의 3배 수준… 미중 패권다툼등 ‘외부 충격’ 더 취약

입력 | 2023-09-15 03:00:00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대외 의존도, 오히려 더 높아져
“내수-수출 균형 성장 구조 절실”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적인 불안 요인이 산적해 있는 만큼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경제 구조를 점진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100.5%로 전년 대비 16.6%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100%를 뛰어넘은 것이다.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한 국가의 경제 규모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수치가 지난해보다 높았던 시기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3년 이후 2011∼2013년(3개 연도)이 전부다.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의 대외 의존도는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의 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31.4%, 일본은 37.5%, 프랑스는 66.1%였다.

문제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들로 인해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더 큰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 자국 우선주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함준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같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국가 간의 무역 장벽이 높아져 글로벌 성장 동력이 많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충격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게 성장하는 구조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네 차례 연속 낮춘 것은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며 “경제의 안정성 측면에선 내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수의 비중을 더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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