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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경절에도 힘못쓰는 운임에…해운사들 일단 ‘쉽니다’

입력 | 2023-09-15 09:47:00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9.8/뉴스1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이 중국 국경절 연휴동안 임시 결항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멈추면 물동량이 줄기 때문에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다만 예년과 달리 중국 국경절에도 오르지 않는 운임에 해운사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는 중국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를 전후로 일부 노선에서 임시 결항에 나설 예정이다.

스위스 MSC는 북미·유럽항로, 덴마크 머스크는 호주·아프리카항로 등에서 나란히 임시 결항을 공지했다. 디 얼라이언스도 다수 노선에서 임시 결항을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의 글로벌 해운사들도 조만간 임시 결항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사들은 중국 국경절 기간 임시 결항을 통해 공급량을 조절한다. 중국 기업이나 공장이 멈추며 전 세계적인 물동량이 줄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은 수요나 운임이 급감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 결항을 택한다.

통상적으로 국경절을 앞두고 운송 수요 증가와 해운사들의 공급조절이 맞물려 해운운임은 상승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경절을 앞두고 운임이 단기적으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이 이 기간에 출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 물량을 소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주만에 1000선 아래로 떨어진 999.25p로 집계됐다.

특히 미주 동안이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3132달러에서 2869달러, 서안은 2136달러에서 2037달러로 하락했다. 그간 SCFI가 1000선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두달 새 200달러 가까이 오른 미국 양안노선 운임의 영향이 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앞서 중국 춘절 연휴(1월21일~1월27일) 기간에도 감지됐다. 해운사들은 국경절과 같은 이유로 춘절에도 임시 결항에 나선다.

그럼에도 내리막길을 걷던 해운운임은 춘절 직후인 2월10일 1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2020년 중반부터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해운운임은 2년 반 만에 호황을 마감했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경제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을 통해 G2의 성장세 둔화가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023년 1.9%, 2024년 0.8%로 예상하고, 같은 기간 중국은 5.1%에서 4.6%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주간리포트에서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공급 조절이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미국 양안 운임이 하락했다”며 “통상 연휴 전 수요 증가로 인한 운임 강세를 고려할 경우, 올해 9월 수요는 예년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통해 발주했던 초대형선이 인도되며 공급 압박이 늘고 있다. 북미·유럽항로 투입 선박의 평균 크기는 각각 9600TEU, 1만5000TEU로 2018년 8월 대비 17%, 6.1%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선박이 큰 국내 해운사 HMM(011200)의 하반기 실적이 시황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HMM의 평균 선박 크기는 1만1000TEU(6m 컨테이너 1개)로 MSC(6700TEU), 머스크(6000TEU)를 상회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