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2005년 경상북도 포항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26연대 소속 고(故) 박동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박 일병 유해. (국방부 제공) 2023.9.15
임신 중인 아내를 두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20세 나이에 산화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26연대 소속 고(故) 박동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박 일병은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개시한 이후 216번째로 유해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국유단은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 주민들이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도음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2005년 3월 전문 발굴 병력을 통해 유해 발굴에 나선 결과, 좁은 공간에 겹겹이 쌓여 있던 유해 다수를 수습할 수 있었다.
이후 국유단은 본적지가 전북 익산으로 기재돼 있던 박 일병 병적자료와 해당 지역 제적등본의 비교작업을 거쳐 고인의 조카로 추정되는 영식씨(63)로부터 작년 10월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고, 유해와의 대조 분석를 거쳐 가족 관계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이 14일 6·25전쟁 전사자 고(故) 박동근 일병 유가족 자택에서 신원 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3.9.15
박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인천 서구 소재 박 일병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됐다.
국유단은 “6·25전쟁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유가족의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