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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시리아 채널’ 무너져 직거래…‘청진항-블라디’ 선박 운송 주시

입력 | 2023-09-15 11:27:00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 ‘시리아 채널’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끼고 무기를 ‘우회 거래’하다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그룹이 와해되면서 ‘직거래’를 추진하게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5일 한 정부 소식통은 “작년에 시리아에 파견돼 있던 북한 무기상이 바그너 측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해 11월 북러 간 열차 이동 및 컨테이너 적재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러 간 무기 거래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넘어간 무기들이 ‘시리아 채널’을 통한 소통의 결과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내전에 개입하고 있던 시리아의 인력을 용병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바그너그룹을 통해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그간 시리아에 꾸준히 무기를 팔았기 때문에 북러 양측이 시리아를 ‘비공개 접촉’의 거점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 7월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사망)의 측근인 발레리 예브게녜비치 체카로프와 북한인 림용혁을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데 이어 이날 북한에서 러시아로 탄약을 수송한 데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 파벨 파블로비치 셰블린이란 바그너그룹 인사를 제재한 것도 바그너그룹을 매개로 한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이 파악된 데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러가 시리아 채널을 활용한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표면적으로는 ‘민간’ 용병기업과 북한과의 무기 거래가 되고, 시리아의 혼란스러운 내부 상황에 비해 북러 양측의 개입폭이 커 소통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사실상 그룹이 와해되면서 시리아 채널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고, 이후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북러 간 노골적 ‘직거래’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올 들어 중국 선적의 선박을 집중 구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정부는 북한이 이 선박들을 동원해 함경북도의 청진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해상 루트’를 무기 운송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새로 구매한 중국 선적의 화물선은 총 26척에 달한다.

북러 간 육로 접경의 경우 1개의 철로밖에 없고, 북한의 철도 인프라 등으로 봤을 때 무기의 대량 운송은 어렵고 정보망에 노출되기도 쉽다는 점에서 해상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동해상에서의 미군의 감시 활동에 대해 올해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고, 최근 북러가 해상연합훈련을 논의한 것도 이런 동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해상 운송이 진행될 경우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무기를 공급받은 뒤 열차를 통해 무기를 전선으로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이날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수호이 전투기 제조 공장을 둘러본 뒤 16일에는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태평양함대를 시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