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르나 출신 무스타파, 6일 "비는 경종" 경고 폭풍 당시 "함께 버티자" 게시…결국 사망 독재 정권, 구조·대응 복구 홍보에 열 올려
리비아 북동부 도시 데르나에 홍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참사 이전부터 제기됐던 가운데, 참사 나흘 전에도 경고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데르나 출신 시인 무스타파 알-트라벨시는 폭풍 대니얼이 상륙하기 나흘 전인 지난 6일 홍수 피해를 경고했다.
무스타파는 데르나 ‘문화의 집’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데르나 인근 댐이 홍수로 무너져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에도 당국자들이 이를 무시하는 데 대한 경고였다.
데르나 주민들은 시를 두고 “경종이 통곡이 됐다”며 한탄하고 있다.
무스타파는 데르나가 대니얼 영향권에 있었던 지난 10일 오후 7시44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겁나는 풍경이다.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린 말로만 대응돼 있다 하고 실제론 어떤 장비나 구조대도 없는 부패한 독재자 통치하에 있다”고 비난했다.
약 두 시간 뒤인 오후 9시37분 “이 어려운 상황에 우린 서로밖에 없다. 익사할 때까지 함께 버티자”라고 올린 글을 끝으로 사망했다.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 중이지만, 참사가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실종자보다 시신을 찾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리비아 적신월사는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가 1만1300명을 넘는다고 발표했다. 실종자는 1만3000명으로 늘어,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치면 희생자는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압둘메남 알가이티 데르나 시장도 전날 사망자 수가 1만8000명에서 최대 2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부실한 재난 예방과 대응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는 가운데, 군부는 구조 대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국은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생존자 300명을 구조했다고 밝힌 상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