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경의중앙선 “40분뒤 도착” 화물열차 시멘트 운송도 차질 빚어
“금요일이라 버스도 다 매진일 텐데 걱정이네요….”
15일 오전 서울역. 이현주 씨(59)가 고향인 경기 오산시로 가기 위해 열차표를 끊으려다 실패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여파로 열차 운행이 단축되면서 입석표까지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인 이 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예매가 불가능해 기차역이나 터미널에서 직접 표를 산다. 이 씨는 “버스표가 남아 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경남 양산시로 가려고 서울역에 온 최모 씨(72)도 KTX 열차가 취소됐다는 소식에 급히 부산행 새마을호 입석표를 구했다. 그는 “4시간 반 동안 서서 가게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철도노조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주말을 맞아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떠나려던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기준 열차 운행률은 평소의 70.3%로 떨어졌다. 국토부는 수도권 전철의 경우 출근과 퇴근시간대 운행률을 각각 평소의 90%, 80%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배차 간격이 늘며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15일 오전엔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48분경 선로 보수 장비가 범계역에서 금정역으로 이동하던 중 궤도를 이탈하면서 12편의 열차가 15∼63분 지연됐다.
화물열차 운행량도 평소의 4분의 1 수준(22.8%)으로 줄며 시멘트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9월은 시멘트 극성수기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물류의 약 20%를 철도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며 “철도 대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등 육상 운송 수단을 활용해도 1회 운송량이 철도의 40분의 1 수준에 그쳐 공급 차질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