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행방이 묘연한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장관)뿐 아니라 다른 중국 군 고위 간부 2명도 최근 중국 최고 군사회의에 불참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 CCTV와 신화통신을 인용, 전날 열린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정치 교육 관련 회의 참석자 명단에 리 부장의 이름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중앙군사위 위원 7명 가운데 허웨이둥 부주석과 먀오화 정치공작부 부장, 장성민 기율위원회 서기 등 3명만 참석했다.
리 부장이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난 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 기조연설 때였다. 이후 3주간 모습을 감춘 리 부장이 15일 중앙군사위 회의에도 불참한 것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 리 부장의 행방과 관련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등재된 리 부장의 신상 정보는 삭제되지 않았고 중앙군사위 위원 목록에도 남아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리 부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 장비 조달과 관련한 조사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15일 중국 로켓군이 성능 개선을 위해 진상 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방군보는 징계나 부패 문제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런 보도는 리 부장의 거취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SCMP는 전했다.
장유샤 부주석의 회의 불참 또한 주목할 만한 요소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학자들이 리 부장과 장 부주석이 가까운 관계라고 보고 있다면서 장 부주석이 인민해방군에서 시 주석의 측근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리 부장을 둘러싼 격변은 전개 속도뿐 아니라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엘리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례적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하와이 싱크탱크 태평양포럼의 알렉산더 닐 연구원은 “이는 너무 갑작스럽고 불투명한 일”이라며 “지금 알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시진핑 월드’에서는 측근이라고 해서 비호받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