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동유럽 5개국에 일시 허용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EU 내 자국 농산물 수출길이 열려 한시름을 놓았지만 EU 회원국인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3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EU와 자국 농산물 가격 하락을 막으려는 동유럽 회원국들 간 연대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부터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모든 수입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5월 EU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 통로였던 흑해 항로가 전쟁으로 봉쇄되자 밀·옥수수·유채·해바라기 씨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 4개 품목에 대해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5개의 EU 동유럽 국가를 경유해 아프리카, 중동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시행 결과 동유럽을 경유하는 대신 이들 국가에 직접 유입되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급증하면서 해당 국가에서 생산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에 각국 농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EU는 5개국을 통한 경유만 허용하되 우크라이나산 직접 수입은 일시 금지한 바 있다 EU 집행위는 “이 조치 시행 후 5개국의 시장 왜곡 현상이 사라졌다”며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