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피드백 안하고 넘어가면 부정행위 확산되고 악순환 키워 신속한 개입 및 모니터링 필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은 조직에서도 통한다. 도덕적 또는 사회적으로 규범에 어긋나는 사소한 문제가 자칫 심각한 행동으로 커질 수 있다. 관리자의 제재가 없으면 문제는 더 커진다. 사우스이스턴 오클라마호마주립대 연구진은 관리자가 직장 내 작은 부정행위를 제재하지 않으면 부정의 악순환이 조직 전체에 퍼져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리자의 제재는 조직 내 부정행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 중요한 기제다. 연구진에 의하면 관리자들은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과의 갈등이나 대립을 피하고 싶어 가벼운 부정행위를 그냥 넘길 때가 많다. 관리자가 구성원들에게 불쾌한 소식 전달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꺼리는 현상을 ‘MUM(Minimizing Unpleasant Message, 불쾌한 메시지 최소화) 효과’라고 한다. 관리자는 구성원의 행동을 일일이 관리하면 관계의 질을 떨어뜨리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고 여겨 부정행위에 주목하지 않으려고 한다. 과도한 업무량이나 경쟁 우선주의, 결과에만 초점을 맞춘 성과 평가 관행, 교육 기회 부족 등도 관리자가 직장 내 경미한 부정행동을 무시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심리학자 마루야마 마구로 박사에 따르면 직장 내 가벼운 부정행위는 심각한 비윤리적 행위로 확대될 수 있다. 이를테면 한 구성원이 동료에게 욕설을 하는 행동이 용인되고 바로 제재되지 않으면 이런 행동이 다른 직원들에게 전파될 수 있다. 그리고 끝내는 더 심각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진은 관리자들이 구성원의 부정적인 행동에 신속히 개입해 악순환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리자는 구성원들이 창출해 내는 성과와 더불어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평가하고 피드백을 해야 한다. 즉 성과 평가에 행동 지표를 포함해 구성원들에게 사전에 행동 지침을 알려야 한다. 불쾌한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구성원의 부정적인 행동에 정직한 피드백을 제공하면 이를 통해 그 구성원이 배우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원격 근무 등 구성원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 회사와 연결돼 있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구성원의 부정행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업무 환경에서는 관리자들이 구성원의 행동을 적절한 방법으로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지영 비어케이 영업2본부장 jeo0915@naver.com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