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글로벌 봉사 재개 단원 26명 몽골서 집 짓기 활동 개도국 어린이 의료지원 사업도
제18기 인천공항 글로벌봉사단장을 맡은 이희정 인천공항공사 부사장(가운데)이 12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단원들과 함께 지은 게르의 실내에 커튼을 설치하고 있다. 11∼16일 몽골을 찾은 봉사단은 현지 국립공원에서 나무를 심고 울타리도 만들어 기부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11일 오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약 12km 떨어진 바양주르흐구의 한 빈민촌. 몽골 전통 주택인 ‘게르’와 지은 지 오래된 무허가 건물이 뒤섞인 마을에 한국인들이 방문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상주기관, 항공사 직원으로 꾸려진 26명의 글로벌 봉사단원이 5박 6일 일정으로 이 마을을 찾은 것이다.
봉사단원들은 섭씨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에도 12일부터 나무로 게르 골조를 만들고 천막으로 외부를 덮는 작업을 진행했다. 3명의 자녀와 군용 창고에서 거주해 온 오윤 에르데네 씨(43·여) 등 생활 형편이 어려운 6가구에 새 게르를 지어 선물했다. 이 가정들은 모두 월평균 소득이 약 10만 원에 불과하다. 장애가 있거나 직업이 없어 생활 형편이 어려운 극빈층이다. 게르를 완성한 단원들은 겨울을 이겨낼 생활용품까지 전달하고, 이 가족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현지 봉사활동을 도운 졸자야 이뤠딩아동센터장은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지어 준 튼튼한 게르가 앞으로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개발도상국을 찾아가는 ‘글로벌 봉사활동’을 올해 재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봉사활동이 중단된 지 4년 만이다.
초기에는 매년 한 차례 인천공항공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을 파견했지만 2013년부터 상주기관 직원들과 함께 매년 2차례 봉사에 나섰다.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몽골 등 국가의 시골 학교나 보육원을 찾아 교실, 화장실 등을 새로 지어주고 각종 교육자재를 지원했다. 2012년부터는 매년 국내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학습지도 활동을 벌여 온 대학생 봉사단을 이 국가들에 보내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개발도상국 어린이에 대한 의료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봉사활동 과정에서 중병을 앓고 있어도 치료를 받지 못해 세상을 등지는 어린이가 너무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사업을 기획했다. 2018년부터 심장병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 케냐의 어린이 20명을 국내로 초청해 수술해 주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글로벌 봉사활동이 각종 해외공항 사업을 수주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 있다. 2012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온 인천공항공사는 2021년 인도네시아 바탐경제구역청과 약 6000억 원 규모의 ‘항나딤 국제공항(바탐 공항) 운영 및 개발사업에 따른 계약’을 체결했다. 2047년까지 바탐 공항의 운영과 유지보수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개발도상국에 봉사단을 지속적으로 파견해 인천공항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