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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증금 430억 가로챈 ‘강서구 빌라왕’ 구속

입력 | 2023-09-18 03:00:00

경찰, 카드분석-잠복수사끝 검거
전국서 5억대 세금 체납하기도



서울 강서구 등지에서 빌라·오피스텔 수백채를 소유하고 있다가 지난해 제주도에서 숨진 정모씨 사건의 배후인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 신모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3.1.12/뉴스1 


서울 강서구에서 이른바 ‘강서구 빌라왕’으로 불리며 200채가 넘는 빌라를 매입한 뒤 수백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부동산 임대업자가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김형작 부장판사는 1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진모 씨(52)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진 씨는 2016∼2019년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를 통해 서울 강서구 일대 빌라 229채를 매입한 뒤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총 430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진 씨는 부동산 중개업자들과 공모해 자신의 명의로 빌라를 사들이고 매입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세입자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중개업자들과 차액을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세입자의 전세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반환할 돈이 없다”고 통보하는 수법으로 보증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올 6월 진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지만 진 씨가 잠적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올 8월 서울 양천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 진 씨 추적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약 한 달 동안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진 씨가 사용하던 타인 명의 차량을 찾았고, 13일 서울 영등포구 모처에서 잠복한 끝에 진 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진 씨는 지난해 서울시가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한 세금 5억2900만 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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